트럼프·엑시트·4IR..키워드로 본 2016년 세계 경제

김신회 기자 2016. 12. 26.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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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트럼프 당선 등 이변에 불확실성 고조..OPEC 감산, 美 금리인상도 촉각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브렉시트, 트럼프 당선 등 이변에 불확실성 고조…OPEC 감산, 美 금리인상도 촉각]

올해 세계 경제는 여느 때보다 큰 불확실성에 시달렸다. 연초 성장둔화 우려에 따른 중국발 쇼크에 이어 잇따른 브렉시트,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와 같은 이변이 안 그래도 불안정한 세계 경제에 부담을 줬다. 일련의 불확실성 요인들은 내년에도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세계 경제, 글로벌 금융시장의 화두가 된 뉴스들을 5개의 키워드로 정리했다.

1. 트럼프=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한 것은 예상밖의 결과였다. 트럼프는 대선 레이스 내내 막말과 돌출행동, 과거 성추문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공화당이 아예 대선을 포기하려 했을 정도다.

트럼프의 승리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기 충분했지만 충격은 잠시뿐이었다. 지난 11월 8일 대선 이후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연일 고공행진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지수는 지난 23일까지 6% 넘게 올랐고 9% 넘게 뛴 다우지수는 사상 첫 2만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 감세, 탈규제, 기반시설 투자 확대 등 트럼프의 친성장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배경이 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일련의 공약이 어떻게 실현될지 두고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트럼프의 보호무역정책이 중국을 비롯한 무역상대국과 마찰을 빚으면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 전반에 커다란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다우지수 추이/그래프=블룸버그

2. 엑시트=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자 세계 곳곳에서 기존 체제에 대한 불만이 고조됐다. 이를 대변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 세를 불리면서 '탈출'(exit) 바람이 일어났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가 대표적이다. 유럽 통합 체제 아래 눈덩이처럼 커진 경제적 부담에서 벗어나고 약해진 주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게 브렉시트의 명분이 됐다. 이탈리아에서도 최근 반EU 정당인 '오성운동'의 주도로 개헌이 무산돼 정치권이 혼란에 빠졌다. 이 여파로 '이탈렉시트'(이탈리아의 EU 탈퇴), 이탈리아발 은행위기 공포가 번졌다.

'엑시트' 바람은 결국 '글렉시트'(Globalization+Exit)로 수렴하는 분위기다. 세계화에서 벗어나 제 살 길을 찾자는 주장이 확산됐다. 최근 세계 무역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한 게 이를 방증한다. 보후무역을 강조하는 트럼프는 세계무역기구(WTO) 탈퇴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3. 레이트=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금리(rate)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해 12월 9년여만에 첫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연초부터 투자자들의 시선이 금리에 쏠렸다. FRB는 당초 올해 기준금리를 4번 더 올리겠다고 했지만 이달 중순 한 차례 인상으로 한해를 마무리했다. 중국의 성장둔화, 브렉시트, 미국 대선 등에 번번이 발목을 잡힌 탓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행(BOJ)은 올해 1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경기부양을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마이너스 금리는 웃돈을 주고 돈을 빌려주는 걸 의미한다. 유럽에 이어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국제 금융시장에는 적잖은 왜곡이 발생했다.

그러나 FRB의 금리인상은 초저금리 시대의 종언을 예고한다. FRB는 내년에 금리를 3번 더 올리겠다고 했다. BOJ와 유럽중앙은행(ECB)도 경기부양책을 축소할 태세다. 최근 주요국 국채 금리가 급등세를 띠자 시장에선 마침내 30년 넘게 이어진 채권 강세장이 저물고 주식시장에 돈이 몰리는 '대전환'(great rotation)이 이어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 추이/그래프=블룸버그

4. OPEC=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 11월 말 하루 120만배럴 규모의 감산에 합의했다. 러시아와 멕시코 등 비OPEC 산유국도 감산에 동참하기로 했다. OPEC의 감산 합의는 2008년 이후 8년, 러시아 등 비회원국까지 동참한 합의는 2001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덕분에 올 초 배럴당 20달러대로 곤두박질쳤던 국제유가가 배럴당 55달러선으로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면 국제유가가 곧 배럴당 60-70달러 선까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제유가 반등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저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위협을 받고 있는 선진국 경제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동시에 가장 큰 잠재위험 가운데 하나로 스태그플레이션을 꼽는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물가가 급격히 오르는 현상이다. 성장세가 미약한 가운데 국제유가가 반등해 스태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렌트유 선물가격 추이/그래프=블룸버그

5. 4IR=세계경제포럼(WEF)은 올 초 총회에서 4차 산업혁명(4IR)을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증기기관, 전기, IT(정보기술)를 기반으로 한 1-3차 산업혁명에 이은 4차 산업혁명은 3차 디지털혁명을 토대로 물리·생물학적 공간과 디지털 세계의 경계를 허무는 기술의 융합을 의미한다. 인공지능(AI), 로봇공학,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3D 프린팅, 나노공학(NT), 생명공학(BT)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특히 자동차 부문의 혁명이 돋보였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토요타 등 자동차업체와 우버를 비롯한 차량공유서비스업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IT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등 스마트 자동차 개발을 위해 합종연횡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이런 가운데 신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급증했다. 스타트업 투자 정보업체인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3일 현재 전 세계에서 1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스타트업, 이른바 '유니콘'은 모두 183개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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