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의 눈물, 이광수 수상이 이토록 서러울 줄이야[SBS 연예대상①]

[뉴스엔 윤가이 기자]

'런닝맨'이 함께 울었다.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었다. 이광수가 '런닝맨' 7년 활약 끝에 최우수상을 거머쥐었건만 마냥 기뻐할 수 없던 자리다.

이광수는 12월 25일 열린 2016 SBS 연예대상(SAF 연예대상)에서 버라이어티부문 최우수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런닝맨' 멤버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대상 발표만을 남겨둔 극적인 순간 이광수의 이름이 호명됐다. 전혀 예상치 못한 듯 이광수의 표정은 굳어졌다. 한참 멤버들과 눈을 맞추고 포옹을 한 후 무대로 오른 이광수는 트로피를 채 전달받기도 전에 이미 울먹이고 있었다.

이광수는 수상소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죄송하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시작된 수상소감은 통상 고마운 사람들을 말하고 지난 날을 돌이키며 감회에 젖는 일반적인 소감이 아니었다. 이광수는 연신 눈물을 훔치며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런닝맨'을 지키기 위해 대단히 노력한 제작진에 모두 감사하다. 저에게 예능과 인생을 가르쳐준 지석진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재석이형 정신적 지주 종국형 가족같은 하하형 친누나 지효누나 (송)중기 등 너무 다 사랑하고 행복했었다. 28살때부터 33살까지 7년동안 행복했다. 이렇게 과분한 상을 주신 것 사랑 주신 것 감사하다"고 말했다. 상황만 달랐어도 참으로 벅차고 감격스런 소감이 아닐 수 없었을 터.

그러나 '런닝맨'은 최근 개편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했고 결국 내년 2월 종영을 결정했다. 제작진이 개편을 위해 멤버를 교체하기로 결정한 후, 김종국 송지효 두 사람에게 이 사실을 일방 통보했기 때문이다. 7년을 뛴 일터에서 느닷없이 쫓겨나는 신세가 된 김종국 송지효는 불편한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이는 '런닝맨' 애청자들 역시 마찬가지. 적어도 멤버 구성이나 변화에 대해 양측의 충분한 소통과 사전 고지가 있었어야 한다는 게 중론.

그러나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멤버들과 제작진은 상처받은 마음이나마 다시 모았다. 논의 끝에 프로그램의 명예퇴장, 유종의 미를 위해서라도 현재 멤버들 그대로 마지막 녹화를 갖기로 한 것. 그 결과 '런닝맨'은 현 체제로 내년 2월까지만 전파를 타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그래서 이날 수상은 당사자인 이광수나, '런닝맨' 모든 멤버들과 제작진에게나 만감이 교차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더욱이 최근 논란 탓인지 '런닝맨'은 이광수의 최우수상을 제외하곤 올해 무관에 그쳤다. 지난해에만 해도 대상 유재석을 비롯해 최고의 프로그램상 등 다관왕을 기록하며 명성을 떨쳤던 주인공들. 7년동안 늘 고정 시청자들을 몰고 다녔고 국내를 넘어 아시아 중화권 팬덤까지 위력적일 만큼, '런닝맨'은 SBS 간판 효자 예능으로 자리해왔다. 그래서 연말 시상식엔 독식한다는 인상이 들 정도로 굵직한 상을 많이 가져가던 프로그램이다. 늘 축제의 분위기로 행복한 연말을 보냈던 '런닝맨' 입장에선, 올해 지금의 현실이 더더욱 괴로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광수만 운 게 아니다. 송지효도 울었고 지석진 하하 김종국 유재석 등 멤버들 모두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했다. 트로피를 든 이광수 곁에 함께 서서 장난 치고 응원해줬어야 하는데 나서지 못했다. 어쩌다 '런닝맨'이 이 지경까지 온 걸까.

이광수는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말로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과연 '런닝맨'의 퇴장 길은 아름다울 수 있을까. (사진=SBS)

이하 ◇ 2016 SBS 연예대상 수상자(작) 리스트

▲대상=신동엽(미운 우리 새끼/동물농장)

▲버라이어티부문 최우수상=이광수(런닝맨)
▲쇼&토크쇼부문 최우수상=김건모(미운 우리 새끼)
▲코미디부문 최우수상=홍윤화(웃찾사)

▲버라이어티부문 우수상=서장훈(꽃놀이패)
▲쇼&토크쇼부문 우수상=전현무(K팝스타) 성대현(자기야)
▲코미디부문 우수상=김진곤 김정환(웃찾사)

▲올해의 스타상=박진영(K팝스타6)
▲올해의 프로그램상(교양다큐)=그것이 알고싶다
▲올해의 프로그램상(예능)=미운 우리 새끼
▲베스트 엔터테이너상=김환(자기야) 설현(정글의 법칙) 김민석(인기가요)
▲모바일 아이콘상=양세형(숏터뷰)
▲특별상=백종원(백종원의 3대천왕)
▲프로듀서상=박수홍(미운 우리 새끼) 김준현(백종원의 3대 천왕)
▲방송작가상=육소영 작가(미운 우리 새끼) 박진아(그것이 알고싶다) 이재국(김창렬의 올드스쿨)

▲베스트 신스틸러상=최성국(불타는 청춘) 조세호(꽃놀이패)
▲베스트 프랜드상=꽃놀이패
▲베스트 커플상=박형일 박순자(자기야) 김광규 김완선(불타는 청춘)

▲라디오 DJ상=박소현(박소현의 러브게임)
▲남자신인상=강남(정글의 법칙) 유병재(꽃놀이패)
▲여자신인상=이연수(불타는 청춘) 공승연-정연(인기가요)

뉴스엔 윤가이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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