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유라 지원' 최지성 개입 포착, 특검 수사 이재용 턱밑까지

김남일 입력 2016. 12. 26. 05:16 수정 2016. 12. 2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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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칼’이 삼성그룹 2인자인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까지 치고 올라갔다.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선에서 머물던 검찰 수사를 넘겨받은 지 20여일 만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턱밑까지 바짝 압박해 들어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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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20일' 함께 움직인 청와대·삼성
박상진, 제주출장중 연락받고 서울로
'최순실 대리인' 김종 만나 사전조율
박대통령은 이날 '재계면담' 지시
특검 "김종 기소내용 극히 일부분"

미래전략실서 지휘, 이재용 몰랐다?
최지성·장충기·박상진 휴대폰서
승마지원 로드맵 추진 내용 확인
'결정권자' 이재용에 보고 가능성 커

[한겨레]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칼’이 삼성그룹 2인자인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까지 치고 올라갔다.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선에서 머물던 검찰 수사를 넘겨받은 지 20여일 만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턱밑까지 바짝 압박해 들어간 것이다. 지난해 7월 박근혜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안가 단독 면담 직전에 이뤄진 김종(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대한승마협회 회장)의 긴박한 만남을 특검팀이 확인한 것이 디딤돌이 됐다.

지난해 7월20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한 박 사장은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전실 쪽 연락을 받은 직후 3박4일짜리 일정을 접고 한걸음에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전국상의 회장단 등 650여명이 모여 각종 규제 법안에 대한 대한상의 차원의 의견을 모으는 중요한 행사를 전폐하고 만난 이는 최순실씨의 문화·체육계 민원 해결사로 확인된 김종 전 차관이었다. 특검팀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두 사람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 지원 방식 등을 논의했다고 한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박 대통령이 대기업 회장들과의 단독 면담 일정을 추진하라고 지시한 날이 ‘7월20일’이라는 사실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에서 확인한 바 있다. 불과 닷새 뒤로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안가 면담 일정이 잡히자, 대한승마협회장인 박 사장을 부랴부랴 서울로 불러올려 최순실·정유라 모녀에 대한 지원을 사전 조율한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이전에 최씨 쪽과 삼성이 접촉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김 전 차관의 역할이 그동안 알려졌던 삼성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과 관련된 것에 그치지 않고 뇌물죄라는 이번 특검수사의 핵심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다. 특검팀이 본격 수사 착수 이후 첫 공개 소환자로 김종 전 차관을 낙점하고 이틀 연속으로 불러 고강도 조사를 한 배경에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 삼성 사이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규명할 연결고리가 바로 김 전 차관임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검팀의 이규철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김 전 차관과 최씨의 기존 검찰 기소 내용은 특검 수사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6일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최순실·정유라 모녀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지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언론보도 뒤에야 최지성 실장을 통해 보고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이 부회장과 박 대통령의 면담을 전후해 ‘최지성 실장-장충기 사장-박상진 사장’ 사이에 정유라씨 지원 논의를 한 사실을 특검팀이 확인하면서,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전실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비선실세 지원’ 밑그림을 그리고 이 부회장이 이를 보고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으로 기소됐던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그룹 컨트롤타워(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를 맡았던 그룹 2인자 이학수 부회장 선에서 혐의를 끊으려 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삼성의 보고체계 등에 비춰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은 공동정범 관계가 인정된다”고 했다. 이번 특검 수사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의 책임이 입증될지 주목된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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