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감찰 착수 이석수에 "형 어디 아파?"

박상기 기자 2016. 12. 26.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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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이석수 해임·세월호 등 우병우의 직권남용 정조준]
- 이석수 감찰 방해 혐의
우병우는 이석수에 전화 걸고 민정실은 경찰에 "협조 말라"
- 세월호 수사 방해 혐의
해경 압수수색 나간 광주지검, 전화로 막았다는 의혹도 받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에도 본격 착수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이 세월호 사건 수사 때 해경 서버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방해한 혐의(직권남용)와 관련해 당시 검찰 관계자들을 상대로 진상을 파악하는 한편, 우 전 수석의 개인 비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 기록도 요청하기로 했다. 이는 이번 '최순실 게이트' 특검법(特檢法)의 수사 대상 가운데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의 해임에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이 포함된 데 따른 조치다.

이 전 감찰관은 지난 4월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에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개입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내사(內査)했으며, 7월 중순 본지가 '우 전 수석 처가(妻家)와 넥슨의 강남역 땅 거래 의혹'을 보도하자 우 전 수석의 개인 비리 혐의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청와대는 감찰 진행 도중 이 전 감찰관이 본지 기자와 통화했다는 MBC 보도를 계기로 이 전 감찰관이 '국기 문란 행위'를 했다고 공격했고, 결국 이 전 감찰관을 경질했다.

특검팀은 이 전 감찰관이 우 전 수석을 수사 의뢰한 사건을 조사해 온 검찰 수사팀(팀장 윤갑근 고검장)의 수사 기록을 넘겨받을 예정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요청할 기록의 내용과 범위를 두고 협의 중"이라며 "조만간 공식 요청이 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특검팀의 다른 관계자는 "'윤갑근팀'의 기록은 참고 사항 정도가 될 테고,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의 본류(本流)는 우 전 수석의 감찰 방해와 세월호 사건 수사 개입 등 직권남용 부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우 전 수석은 이 전 감찰관이 자신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자 전화를 걸어 "형 어디 아파?"라는 취지로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수석실 직원들이 경찰 등 국가기관에 특별감찰관실의 감찰에 협조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검팀은 이 같은 '감찰 방해'와 '이석수 찍어내기'는 특별감찰관실이 미르·K스포츠재단을 내사한 것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의 '우병우 수사'에서 가장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는 부분은 '해경 서버 압수수색 방해 혐의'이다. 우 전 수석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이던 2014년 6월 5일 광주지검이 세월호 참사(그해 4월 16일) 당일 해경과 청와대의 교신 내역 등이 담긴 해경의 서버를 압수수색하려 하자 윤대진 당시 부장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압수수색을 막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우 전 수석은 지난 22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윤 부장검사와 통화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해경과 검찰 간에 마찰이 있다길래 상황 파악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검팀 관계자는 "상황 파악만 했다는 건 거짓말일 가능성이 크고, 청와대 비서관이 압수수색에 나선 검사에게 전화를 건 것 자체가 부당한 수사 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했다. 우 전 수석을 '직권남용' 혐의로 사법 처리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특검팀은 이 밖에도 우 전 수석이 인사 검증 권한을 무기로 검찰의 기업 수사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 검사장과 군(軍) 장성 인사는 물론 외교부 인사 등에도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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