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출신 과학자는 왜 카드사로 왔나

김지섭 기자 2016. 12. 2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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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오승필 디지털본부장(46)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10여 년간 컴퓨터 과학자로 일했던 인물이다.

정 부회장은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기계 학습) 등 차세대 IT 분야를 20년 넘게 연구해온 오 본부장을 현대카드의 디지털 전략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

대학 시절 미국에 건너가 27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오 본부장은 "현대카드의 아날로그적 강점들을 디지털로 보완하면서 업의 궤(軌)를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다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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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필 현대카드 디지털본부장]
정태영 부회장이 직접 영입 지시, 인공지능 등 20년 넘게 연구
"현대카드의 DNA 완전히 바꿔.. 아마존·넷플릭스 같은 기업으로"

현대카드 오승필 디지털본부장(46)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10여 년간 컴퓨터 과학자로 일했던 인물이다. 세계적인 IT(정보기술)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야후(Yahoo)에서도 최근까지 11년간 수석 연구원으로 일한 뒤, 지난 10월 현대카드로 직장을 옮겼다. 컴퓨터 과학자가 현대카드에서 무슨 일을 하는 걸까.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에서 만난 오승필 현대카드 디지털본부장은 “현대카드의 아날로그적 강점들을 디지털 기술로 보완하며 업의 궤를 바꿀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 제공

오 본부장의 영입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작품이다. 정 부회장은 평소 핀테크(금융+IT)에 대해 "금융을 기술적으로 지원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금융이라는 경계를 허무는 디지털 전략이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기계 학습) 등 차세대 IT 분야를 20년 넘게 연구해온 오 본부장을 현대카드의 디지털 전략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 정 부회장과 오 본부장은 요즘 일주일에 4~5회씩 만나며, 현대카드의 디지털화를 통한 회사 DNA 변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대학 시절 미국에 건너가 27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오 본부장은 "현대카드의 아날로그적 강점들을 디지털로 보완하면서 업의 궤(軌)를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다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를 금융회사로만 두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 서점에서 거대 IT 기업으로 성장한 '아마존'이나 우편 DVD 대여 서비스로 시작해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이 된 '넷플릭스'처럼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IT 기반 회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오 본부장은 "우선적으로 할 일은 카드 데이터와 외부의 웹 데이터를 합친 빅데이터의 구축과 빅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컴퓨터가 작동하는 수학적 논리 공식)을 키우고, 자체 검색엔진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 본부장은 원래 문과(文科)생이었다. 고등학교 때 수학, 과학보다는 국어와 영어를 더 잘했다. 군 제대 후, 미국으로 건너가 와이오밍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하기 전 한국에서 다녔던 대학에서의 전공은 경영학이었다. 오 본부장이 미국에서 컴퓨터공학을 택한 결정적 이유는 단순했다. 언어 때문이었다. 그는 "처음 미국에 갔을 때는 영어가 부족했기 때문에, 글보다는 숫자로 많이 말하는 이공계를 택했다"고 말했다. 학창 시절 돈이 생길 때마다 서울 종로의 세운상가에서 각종 컴퓨터 부품들을 사와 컴퓨터를 조립할 만큼 기계에 관심이 있던 것도 영향을 줬다.

오 본부장이 낯선 고국의 금융회사로의 이직을 결심하는 데는 정 부회장의 영향이 컸다. 그는 "현대카드 초청으로 올해 8월 한국에 왔을 때, 서울 한남동의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를 방문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뮤직라이브러리는 뮤지션들이 이용하는 녹음실과 합주실, 500명 수용이 가능한 공연장이 갖춰져 있고, 1만 장 넘는 LP와 4000여 권의 음악 관련 서적 등이 보관된 문화 공간이다. 오 본부장은 "이런 색다른 시도를 하는 분과는 충분히 재밌게 일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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