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특검 "문형표, 국민연금에 삼성 합병 찬성 지시" 진술 확보
대통령-최순실 메신저 정호성 소환
합병 과정서도 역할했나 집중 추궁
찬성 결정 홍완선 전 본부장 오늘 소환
문형표 전 장관이 수사 다음 타깃
“문형표(60)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을 직접 지시했다”는 진술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확보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특검팀은 지난 21일 복지부와 연금공단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최근 소속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문 전 장관이 직접 이 일을 챙겼다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진술과 단서가 상당 부분 확보됐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특검팀 칼끝이 조만간 청와대로 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검팀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청와대 지시→복지부로 전달→연금공단 실행’을 통해 완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검팀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적용을 위해선 합병 지시가 ‘청와대 발(發)’임을 입증해야 한다. 또 삼성 측에서 박 대통령 측에 ‘부정한 청탁’을 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일반 뇌물수수 혐의와 달리 제3자 뇌물수수 혐의는 뇌물을 건넨 사람의 ‘부정한 청탁’이 있어야 성립하기 때문이다.
향후 특검팀의 수사는 문 전 장관과 홍완선 전 연금공단 기금운영본부장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한 발언을 특검 수사에서 해명해야 한다. 당시 그는 “청와대의 뜻이라며 합병 찬성을 종용했느냐”는 질문에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특검팀은 연금공단 압수수색 때 영장에 홍 전 본부장 혐의와 관련해 ‘업무상 배임’이라고 적었다. 그의 합병 찬성 결정으로 삼성물산의 주요 주주인 연금공단이 3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는 추정에서다.
특검팀은 홍 전 본부장을 26일 불러 합병 결정 전 삼성전자 측과 접촉한 이유, 외부 전문가를 배제하고 합병 찬성 입장을 정한 과정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글=윤호진·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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