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차은택·한한령..정치 외풍에 바람잘 날 없었다
고령화시대 맞춰 노장들 맹활약
한강 '맨부커상' 문학판에 단비
국산 '좀비' 캐릭터 영화 흥행 대박
대작·위작 시비에 미술계 내내 몸살
성추문 등 문화계 치부도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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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ㄴㄷㄹ로 본 2016 문화예술계
올해 문화예술 분야 뉴스는 문화면보다 정치·사회면에 더 자주 등장했다. 그만큼 사건·사고가 많았다는 의미다.
한편으론 외풍에 휘둘렸다고 볼 수 있지만, 달리 해석하면 문화콘텐트가 사회 각 분야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2016년을 뜨겁게 달궜던 문화예술계 이슈를 ㄱㄴㄷㄹ 자음에 맞춰 14개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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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검열
지난해부터 잠복해있던 검열 논란은 ‘최순실 국정농단’을 거치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폭발했다. 과거 정권에서도 자기 입맛에 맞는 코드 인사를 심거나 특정 예술단체를 편파적으로 지원해 시비를 일으킨 경우는 있었지만, “이들은 빼라”며 콕 집은 명단을 작성해 하달하고 정부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인 경우는 초유의 사태였다. 작성 의혹을 받고 있는 문체부 차관이 사의를 표명하고,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이 “부역자를 색출하자”며 칼을 빼드는 등 후폭풍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ㄴ] 노익장
JTBC ‘힙합의 민족’에서는 노배우 김영옥 등이 랩에 도전했다. 60세이상 배우의 맹활약은 고령화 사회의 새로운 문화 현상이라는 진단이다.
[ㄷ] 대작(代作)
또한 천경자·이우환 화백의 위작 시비가 이어지는 등 미술계는 진실공방으로 몸살을 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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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 롯데콘서트홀
1500여 억원이 투입된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이 8월 개관했다. 예술의전당 이후 28년 만에 건립된 서울 시내 대형 클래식 전용홀이다. 2036석 규모의 콘서트홀은 객석이 무대를 감싸는 빈야드(포도밭) 스타일로 최적의 음향을 제공한다는 평가다. 다채로운 개관 공연이 이어졌고, 내년 1월엔 조성진의 첫 국내 리사이틀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대형 콘서트홀의 등장과 별도로 국내 클래식계는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기업 협찬이 급격히 줄어드는 등 전반적 침체 상황이다.
[ㅁ] 맨부커상
『채식주의자』는 뉴욕타임스의 ‘2016년 최고의 책 10권’에 포함됐고, 서평 전문지 퍼블리셔스위클리, 블룸버그통신, 잡지 엘르, 온라인매체 슬레이트의 ‘올해의 책’에 꼽혔다.
[ㅂ] 밥 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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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 성추문
김현 시인이 ‘21세기 문학’ 가을호에 ‘질문 있습니다’라는 글을 기고하면서 문단내 성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SNS에는 ‘#문단 내 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릴레이 고발이 이어졌고, 그 대상에는 몇몇 시인을 비롯해 소설 『은교』의 박범신 작가까지 거론됐다. 이는 미술계 등으로 확산됐고 함영준 일민미술관 책임 큐레이터 등이 퇴출됐다.
한편 박유천·이진욱·이민기·엄태웅 등 남성 연예인들의 성추문 의혹도 끊이질 않았다. 특히 한류스타 박유천은 일주일 사이 4건의 성폭행 혐의로 잇따라 피소당하며 추락했다. 박유천은 해당 여성들을 모두 무고죄·공갈죄 등으로 맞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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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여혐
온라인에서 시작된 ‘여혐(여성혐오)’ 논란은 ‘강남역 살인사건’을 거치며 공론화돼 올 한해 사회·문화계 가장 폭발력있는 이슈가 됐다. “여성들이 나를 견제하고 괴롭힌다”는 이유로 20대 일반 여성이 ‘묻지마 살인’을 당하자 여성들의 분노와 공포심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정치적으로 올바른’ 성의식에 대한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대중문화속 ‘여혐’ 비판, 강한 여성상에 여성이 열광하는 ‘걸크러쉬’ 현상이 이어졌다. 12월 촛불정국에선 DJ DOC의 풍자곡 ‘수취인분명’이 일부 여성비하적 가사로 ‘여혐’논란에 휘말렸다.
[ㅈ] 좀비
[ㅊ] 차은택
[ㅋ] 컴백
[ㅌ] 태양의 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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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 폴리테이너(politainer)
연예인의 정치발언 수위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10월엔 방송인 김제동의 “군에서 장군 사모님을 아줌마라고 불렀다가 영창에 갔다”는 과거 발언이 뒤늦게 문제가 됐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영창 간 기록이 없다”고 하자 정치권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소환하자”고 불을 지폈고, 이에 김씨가 “부르면 나가겠다. 근데 감당할 자신 있는가”라며 반박해 논란은 더욱 커졌다. 여기에 촛불정국은 정점이었다. 가수 이승환은 광화문광장 촛불집회 무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기존 ‘어린 왕자’의 이미지를 털고,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전인권의 ‘걱정말아요 그대’는 국민가요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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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 한한령(限韓令)
7월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THAAD)의 배치 결정과 함께 중국 한류에 냉기류가 발생했다. 중국 광전총국(라디오·TV·영화 등을 관리감독 하는 기구)이 한국 연예인의 광고 금지 및 한국 드라마 방영 불가 조치를 내렸다는 이야기가 비공식적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중국 휴대폰 광고 모델이 송중기에서 중국 연예인으로 교체됐고, 중국 후난위성TV 28부작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맡았던 유인나는 3분의 2 이상 촬영했음에도 하차해야 했다. 한·중 동시 방영 예정이었던 이영애 주연의 ‘사임당, 빛의 일기’마저 중국 방송 비준을 받지 못하는 등 논란은 더욱 확산 중이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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