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본 2016 경제](6)알파고, 인공지능 열풍 불다

목정민 기자 2016. 12. 25. 20: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ㆍ기계와의 대결서 진 인간 ‘충격’…미래 사회에 공포와 기대 안겨
ㆍIT회사들, 관련 기술 개발 박차

이세돌 9단이 지난 3월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알파고’와의 5번째 대국을 마친 뒤 시상식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올해 초 구글의 자회사인 딥마인드가 내놓은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이 벌인 바둑 대국은 ‘세기의 대결’이라 불리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승자인 알파고는 국내외에 인공지능(AI)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바둑은 경우의 수가 10의 170제곱에 달할 정도로 복잡, 고도의 사고력을 필요로 해 기계가 넘볼 수 없는 게임으로 여겨졌다. 이 때문에 대국 전 이 9단이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첫 대국부터 알파고가 이겼고 결국 4 대 1의 승리를 거뒀다. 이 9단은 알파고와의 두 번째 대국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약점을 찾을 수 없었다. 완전한 나의 패배”라고 말해 알파고의 실력을 인정했다.

알파고는 기계학습(머신러닝)이라는 기술을 활용한 인공지능이다. 알파고는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한 뒤 패턴을 찾아내 추론과 판단까지 할 수 있다. 특히 바둑에 최적화돼 설계됐다. 알파고는 인간의 뇌가 사고하는 방식을 본떠 만든 인공신경망 기술이 적용돼 이전 인공지능과 비교해 사고력이 향상됐다.

인공지능은 그동안 공상과학 소설의 소재로 먼 미래에나 나올 법한 것으로 생각돼왔다. 그러나 이미 현실에 적용되기 시작, 적용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인공지능을 꼽고 있을 정도다.

헬스케어 및 의료 분야에서는 인공지능 의사가 진료를 시작했다.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왓슨’은 지난 5일 가천 길병원에서 첫 진료를 했다. 임상실험 사례 등을 학습해온 왓슨은 암환자의 특성 정보를 바탕으로 적합한 치료 방법을 제안한다. 구글도 의료 분야 인공지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국제학술지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당뇨성 망막병증’을 진단할 수 있는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기술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 당뇨성 망막병증은 조기 진단하면 치료가 가능하지만 자각 증상이 없어 발견하기가 어렵다. 구글 측은 12만개 이상의 망막 사진을 학습해 진단을 내렸는데 이는 일반 의사 8명이 진단한 것과 비교해 정확도가 높았다.

최근 구글과 네이버는 인공신경망 기계학습 기술이 적용된 번역기를 내놓기도 했다. 통계적 방식을 이용한 기존 번역기보다 정확도가 높고 자연스러운 번역 결과물을 내놓아 이용자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국내외 인터넷업체들은 음성인식 인공지능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구글의 구글홈, 애플의 시리, SK텔레콤의 누구 등이 그 결과물이다. 이들은 사용자의 말을 알아듣고 날씨를 알려주거나 물품 주문 및 배송을 해주는 등 사용자가 원하는 일을 해준다.

알파고의 충격과 각 분야에서 이어지는 인공지능 발전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도 투자 계획을 내놨다. 해외 인공지능 기술 수준을 10으로 봤을 때 아직 7 정도에 머물러 있는 국내 인공지능 기술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국가전략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2026년까지 국내 인공지능 기술을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최근 한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국가전략 프로젝트는 답보 상태에 빠졌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촉진하겠다는 취지로 세운 지능정보기술연구원(AIRI)은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미르재단’이라 평가받으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목정민 기자 mo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