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핵 대응책 몇분이면 OK..정부도 AI 도입을

신현규,임성현,김대기,원호섭,박은진,김연주 2016. 12. 2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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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뿐 아니라 재난정책도 혁신 가능
스타트업 성공에 '협업 생태계'는 필수
韓기업, 제품만큼 인재개발에 투자하라

◆ 4차 산업혁명 성공의 조건 1부 ④ / '금융계의 알파고' 켄쇼 최현영 트렌드 분석 대표 ◆

최현영 켄쇼 트렌드 분석 대표가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집무실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켄쇼]
2013년,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15명이 4주 동안 할 일을 단 5분 만에 마쳐 전 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었던 금융 인공지능(AI) 프로그램 개발회사 '켄쇼'.

이 회사의 솔루션은 6500만개에 달하는 금융 이벤트 관련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종종 핀테크 업계의 '딥마인드(구글의 AI 자회사)'와 비교되곤 한다. 장윤종 산업연구원 박사는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우리에게 충격을 안겨주었고, IBM의 왓슨이 여러 분야에 활용되기 시작했지만 실제로 가장 빠르게 관련 산업(금융)을 재편하고 있는 AI 기업은 켄쇼"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트렌드 분석 대표인 최현영 씨는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AI를 활용하면 정부 또한 정책을 집행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켄쇼 관계자가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대표는 "켄쇼의 사업 중에는 '이벤트 분석'이 있는데 굉장히 광범위한 이벤트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북한이 한국을 미사일로 위협할 때 정부는 북한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미사일을 쏠지, 만약 미사일을 쐈을 때 정치·경제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과거 데이터에 근거해 유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벤트 데이터와 과거 데이터를 연결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근거 있는 추론(educated guess)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북한이 미사일로 도발했을 때 보통 정부부처 내에서 5급 이하 공무원들이 데이터를 조사해서 수작업으로 대응 방안을 발표하는데, 이미 켄쇼가 개발한 솔루션으로 이런 작업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 대표는 "켄쇼가 주목받는 이유는 모든 정보 및 시스템이 클라우드에 있어서 몇 분 안에 결과를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켄쇼가 애널리스트보다 더 많이 알고 더 발전된 방법을 구사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켄쇼의 솔루션은 사람을 거드는 일만 할 뿐, 애널리스트나 정부의 분석 담당자들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는 반면 "이벤트가 중심이 되는 경우에는 켄쇼가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업 확장 가능성도 높다"며 "(켄쇼는) 재난 예측에도 관심이 많은데 재난은 금융권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진도 5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과 발생했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금융시장 여파도 켄쇼의 솔루션이 예측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산업이 거대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이쪽 분야에만 집중하기도 바쁜 상황이라 다른 분야로 확장하려는 계획은 아직까지는 없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한국이 4차 산업혁명에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변화와 발전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걸 두려워하면 뒤처질 수밖에 없으며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사람과 기업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성공하는 회사는 다른 회사와 달리 인재 관리를 잘한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동업자와 서로 협력하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이어 "한 가지 아이디어로 스타트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창업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한 가지 아이디어가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되고 여러 제품으로 발전하고, 각각의 상품에 맞는 시장을 찾아야 성공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동업자나 동료들의 도움 없이는 하나의 아이디어가 기업으로 발전할 수 없다"고 강조한 그는 "제품 개발만큼 인재 개발에도 힘을 쓰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켄쇼는 금융계의 '구글'이라고 불릴 정도로 방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는 핀테크 기업이다. 기업 가치 또는 국가채권등급의 분석을 자동화하는 플랫폼(켄쇼 데이터 애널리틱스)이 주된 사업영역이다. 여기에 지진, 미국 대선 결과, 브렉시트 국민투표 등 특정한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켄쇼 이벤트 데이터베이스' 사업도 있고, 각종 지수(Index)들을 재정의해서 적절한 투자수익의 벤치마크를 제공하는 '켄쇼 뉴 이코노믹 인덱스'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켄쇼 머신 머니'라고 해, 대형은행들이 스스로 갖고 있는 데이터 내에서 뭔가 의미를 찾아내려 할 때 켄쇼 데이터 담당 직원들이 찾아가서 서비스를 해주는 고객 맞춤형 사업도 하고 있다. 이처럼 데이터 분석에서 앞서나가자 2014년에는 미국 골드만삭스가 15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고, 실제로 이 회사의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최 대표는 서울대학교 수학과 93학번 출신.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MBA를 졸업한 이후 취업한 회사가 사업을 접자 해고됐다. 이후 박사학위를 하며 IBM 왓슨 리서치센터에서 인턴으로 일하기도 했던 그녀는 학위 과정 후 구글, 페이스북 등에서 데이터를 응용할 수 있는 창의적 모델들을 만들다가 2014년 켄쇼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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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 신현규 차장(팀장) / 임성현 기자 / 김대기 기자 / 원호섭 기자 / 박은진 기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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