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KBS 연예대상' 김종민 "어제처럼 오늘도, 내일도 같은 마음으로 걸어가겠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16. 12. 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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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코요태의 멤버이자 방송인 김종민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2016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KBS
그룹 코요태의 멤버이자 방송인 김종민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2016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고 유재석 등 동료 연예인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KBS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고 했던가, 단 한 번도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고 누구 하나도 주목하지 않는 곳에 묵묵히 있었지만 그 시간은 결국 그에게 큰 영예를 안겨다 줬다.

그룹 코요태의 멤버이자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김종민이 올해 KBS 연예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김종민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2016 KBS 연예대상>에서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종민은 가수 데뷔 16년 동안 받지 못했던 대상의 영예를 예능인으로서 받는 영광을 누렸다.

김종민의 수상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했다. 하반기가 오고 추위가 시작될 때까지 김종민은 유재석, 신동엽, 김준호, 이휘재 등 대상 후보군에 비해 인지도도 없었을 뿐 아니라 누구 하나 대상을 점치는 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달 초 방송된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이하 1박2일)의 ‘김종민 특집’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3주에 걸쳐 방송된 ‘김종민 특집’은 김종민 특유의 해맑음과 어리숙하지만 착한 모습 그리고 9년 동안 묵묵히 노력한 공들을 인정받는 무대였다. 여기에서 비롯된 여론이 급작스럽게 ‘김종민 대상론’으로 몰렸고 결국 수상까지 이어졌다.

김종민의 존재는 곧 ‘국민 예능’으로 일컬어지는 <1박2일>의 역사였다. 그는 1990년대 중반 가수 엄정화의 백댄서 등을 한 댄서 출신으로 2000년 그룹 코요태의 3집 앨범 <패션> 때부터 합류했다. 가수로서 고음이 잘 올라가지 않지만 춤은 기본 이상으로 췄던 그에게 의외로 살 길을 열어줬던 것은 예능이었다. 그는 지금도 ‘신바(신난 바보)’라고 불리는 어리숙하면서도 해맑은 모습 그리고 언뜻언뜻 비치는 역사지식 등 천재성, 댄서 출신의 운동신경과 한결같은 꾸준함 등으로 각광받고 있다.

2007년 <1박2일>의 전신인 <해피선데이-준비됐어요!>의 멤버로 강호동, 지상렬, 이수근, 은지원, 노홍철과 함께 프로그램을 시작한 김종민은 강호동, 은지원, MC몽, 김C, 이승기 등과 함께 프로그램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 당시 연출자였던 나영석PD는 2007년 12월 김종민이 공익근무 입대로 자리를 비운 2009년 12월 말까지 그의 빈자리를 그대로 지켰다.

결국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이 각종 병역 스캔들, 탈세의혹 등으로 물러난 이후 2012년 3월 시즌 2가 진행됐지만 김종민의 자리는 그대로였다. 그는 엄태웅, 이수근, 김승우, 차태현, 성시경, 주원 등과 함께 시즌을 꾸렸다. 그는 2013년 12월 차태현, 김주혁, 데프콘, 김준호, 정준영과 함께 시즌 3에 출연했다. 연출자가 나영석, 최재형, 이세희, 유호진, 유일용 등 5명이 거쳐 갔지만 그의 자리는 여전했다.

김종민은 시즌 1의 강호동이나 시즌 2의 김승우, 시즌 3의 김주혁처럼 맏형의 자리도 아니었고 시즌 1의 MC몽, 시즌 2의 이수근, 시즌 3의 김준호처럼 잔머리가 빠르지 않았다. 항상 해실해실 웃는 모습으로 뒷자리를 지켜 한 때 누리꾼으로부터 ‘병풍’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하지만 <1박2일> 출연 9년 동안 단 한 번의 구설수에도 오르지 않는 등 자기관리에도 철저했다.

현재 연출을 맡고 있는 유일용PD는 김종민에 대해 “김종민은 <1박2일>의 기둥이 아니라 근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어떤 상황을 주고 과제를 줘도 자신 만의 분위기로 이를 해결한다”고 말했다. 유PD는 김종민의 수상에 대해 “스태프 중 그의 수상을 보고 울컥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을 것”아라며 “항상 프로그램에서도 드러나지 않지만 궂은일을 해주는 그의 모습이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에서 튀기 보다는 밑받침을 하려 했던 그의 모습을 높이샀다.

김진홍 KBS 예능국장 역시 김종민 수상과 관련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25일 스포츠경향과의 통화에서 “나 자신도 깜짝 놀랄 정도로 월등한 표차로 다른 후보를 앞질렀다”면서 “그는 진화하는 보석이다. 까면 깔수록 알 수 없는 부분들이 나타나 놀라게 한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늘 변하지 않았던 것처럼 본연의 모습으로 자리를 지켜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종민은 25일 소속사 KYT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수상할 줄 몰랐다.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지만 정말 얼떨떨했다. 지난 세월들이 순간적으로 스쳐갔다”면서 “주변에서 늘 한결같이 진심으로 도와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어제처럼 오늘도, 내일도 같은 마음으로 걸어가면 되겠다는 생각이다. 팬들에게도 감사한다”고 겸양의 미덕을 보였다.

다른 멤버들이 대상 수상으로 김종민을 놀리면서 축하할 것이 확실시되는 <1박2일>의 다음 녹화는 내년 1월 둘째 주로 예정됐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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