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의 탁월한 선택..그 어려운 걸 해낸 '도깨비' 공유

2016. 12. 2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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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는 역할…15년 연기 내공에 원숙미까지 더해 소화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금 나와라, 뚝딱'의 도깨비가 이토록 매력적인 존재인 줄 미처 알지 못했다.

tvN 드라마 '도깨비'가 부제처럼 '쓸쓸하고 찬란한 신'(神) 그 자체인 공유(37)를 내세워 연말 안방극장을 달구고 있다.

4년 만에 TV로 돌아온 공유는 그동안 다져온 내공에 원숙미까지 더하면서 연기자로서 정점에 섰다.

그는 '여심을 흔들어 놓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우리네 가슴을 쿵쾅쿵쾅 뛰게 하고 있다.

tvN '도깨비'

◇ 전례 없는 도깨비…큰 위험 부담 안고 도전

'파리의 연인' 한기주부터 '시크릿 가든' 김주원을 거쳐 '태양의 후예' 유시진에 이르기까지 김은숙 작가가 창조한 남자 중 멋지지 않은 캐릭터는 없었다.

천 년이라는, 사실상 억겁의 시간을 견디며 살아온 '도깨비' 김신(공유 분)은 단순히 멋지다고 말할 수 없는 캐릭터다.

고려 장군에서 도깨비가 된 그는 인간의 생사도 좌지우지할 정도로 전지전능하며 불멸하는 삶을 산다. 하지만 지난 천 년간 사랑하는 이들을 숱하게 떠나보내는 형벌을 받는 중이기도 하다.

젊음과 늙음, 희극과 비극, 찬란함과 쓸쓸함이 뒤섞인 이 캐릭터는 요즘 TV를 화사하게 채우는 배우들이 떠맡기엔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사실 김신은 연기에 참고할 선례가 없는 도깨비라는 점만으로도 위험 부담이 큰 배역이다.

불멸의 삶을 끝내줄 임무를 부여받은 인간 신부와는 사랑을, 기묘한 동거 생활 중인 저승사자와는 우정을 보여줘야 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5년간 기다린 끝에 공유에게 이 역할을 맡긴 김 작가의 선택은 탁월했다.

tvN '도깨비'

◇ '반전' 있는 도깨비…원숙미 더해 소화

도깨비 김신은 '반전' 있는 남자다. 진중하면서도 잔망스럽고, 서늘한 것 같다가도 다정하며, 전지전능하지만 무력할 때도 있다.

공유는 이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를 위해 지난 15년간 보여줬던 다양한 얼굴들을 한꺼번에 펼쳐 보였다.

우리는 '건빵선생과 별사탕'(SBS TV·2005)과 '빅'(KBS 2TV·2012)에서 보여줬던 그의 개구쟁이 소년 같은 얼굴을 이번에도 발견한다.

인간 신부 지은탁(김고은)에게 마음을 전하기 시작한 요즘 김신에게서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매력이 넘쳐 흐른다. 출세작 '커피프린스 1호점'(MBC TV·2007)이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중 명작으로 꼽히는 '김종욱 찾기'(2010)에서 봤던 그 모습이다.

영화 '용의자'(2013) 등을 통해 보여준 짙은 남성성도 종종 드러낸다.

이 작품에서 도드라지는 공유의 매력은 원숙함이다.

풋풋한 청년과 중후한 중년 사이 어드메쯤 위치한 그에게서는 숙성된 느낌이 난다. 곡절 많은 삶을 살아온 김신 자체 처럼 느껴지는 건 그 때문이다.

순하고 맑았던 공유의 눈망울에도 시간과 연륜이 쌓이면서 다양한 느낌이 깃들었다. 시청자를 압도한 '도깨비' 첫 장에서 피 냄새에 미친 장발의 무신으로 등장한 모습이 그 덕에 어색하지 않았다.

tvN '도깨비'

◇ 근사한 옷맵시·목소리도 매력 더해

공유는 외형적인 조건도 배우에게 큰 자산임을 보여줬다.

요즘말로 '이기적인 기럭지'를 가진 그는 평소에도 근사한 옷맵시를 자랑한다.

여기에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 의상들이 동원되면서 영국 신사도 울고 갈 외형이 완성됐다. 지구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요물을 표현하기에 적격이다.

공유 목소리의 매력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도깨비 김신이 시집을 읽다 말고 지은탁을 쳐다보는 장면에서는 공유의 나른하고 잔잔한 내레이션 덕분에 사람들은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 운동을 계속"('사랑의 물리학')하는 경험을 했다.

이야기의 절반을 끝낸 '도깨비'는 이제 사랑하는 여인과 자신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였다.

천년간 지독하게 외로웠던 도깨비가 '첫사랑'을 만나 이제 조금 행복해지려는 찰나, 신의 잔인한 경고가 도착한 것이다.

'도깨비' 측이 25일 "앞으로 이야기가 더 휘몰아칠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공유가 또 어떤 매력 보따리를 풀어낼지 궁금해진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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