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VS '상생'..논란 증폭되는 배달 O2O

서진욱 기자 2016. 12. 2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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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 '갑질' 주장에 배달 앱 강력 반발.. 불공정행위 제재 입법 추진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중기중앙회 '갑질' 주장에 배달 앱 강력 반발… 불공정행위 제재 입법 추진]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가 배달 앱 갑질 논란을 제기한데 이어 관련 규제 입법 건의까지 추진하면서 배달 앱 사업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배달 앱이 갑질?… 중기중앙회 보도자료 논란= 중기중앙회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배달 앱 사업자들의 불공정행위가 백화점, 마트보다 심각하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게 발단이다. 불공정거래 경험비율이 48%로 백화점(29.8%)과 대형마트(15.1%)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 구체적인 불공정거래 행위로 △광고비 과다 요구 △일방적 정산 △판매자 책임 전가 △서면 계약서 부재 등을 꼽았다.

최윤규 중기중앙회 산업지원본부장은 “배달 앱이 등장하기 이전에도 배달음식 문화가 충분히 발달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에 기생해 착취하는 사업모델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과 200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라 자료의 신뢰성과 객관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배달 앱 비교대상인 백화점과 대형마트 역시 비슷한 규모의 입점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며 “설문조사 표본이 더 클 경우 불공정거래 경험비율이 더 높게 나올 여지도 있지 않냐”고 반박했다.

◇배달 앱 “사실과 다른 일방적 주장”… 우아한형제들 소송 준비= 배달 앱 사업자들은 이같은 중기중앙회 설문조사 결과와 분석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우아한형제들은 법률대리인을 선임하고 중기중앙회를 허위사실 유포 및 영업방해 등 혐의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배달 앱 ‘요기요’, ‘배달통’ 운영사 알지피코리아는 중기중앙회의 사과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두 회사 모두 중앙중기회 보도자료 상당부분이 사실과 다른 일방적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근거 없이 극소수 업체 대상의 설문조사만으로 불공정거래 행위를 일삼는 사업자로 규정하는 건 억측이라는 것이다.

중기중앙회는 해당 자료에서 배달 앱의 주문(판매) 수수료를 주요 매출원 중 하나로 꼽았는데,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8월 배달의민족의 주문 수수료를 폐지한 바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과도한 광고비 부담을 조장한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배달의민족 광고 중 입찰 방식의 ‘슈퍼리스트’ 광고주들이 평균적으로 월 30만원 미만 광고비로 1000만원 정도 매출증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는 내부 수치를 공개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중기중앙회는 사업자 명칭을 명시한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사전에 어떤 연락도 주지 않았다”며 “사실관계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르고 자료 배포로 인해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법적 대응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우아한형제들이 중기중앙회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발표한 '배달의민족 치킨업소 TOP 100 중 중소업소 비중 증가 추이'. 이 자료에 따르면 TOP 100 중 중소업소 비중은 2014년 46%에서 2015년 48%, 2016년 59%로 꾸준히 커졌다.

◇중기중앙회 ‘규제 입법’ 건의… 갈등 증폭 예고= 이같은 논란 속에 중기중앙회가 통신판매중개업자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규제 입법 건의까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갈등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오픈마켓과 배달, 숙박 등 O2O(온·오프라인) 사업자들이 규제 대상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현재 통신판매중개업자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제재 규정이 없는 상황”이라며 “내년 초 국회와 논의를 거쳐 관련 입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영환 전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해 5월 옥션, 지마켓 등 오픈마켓 사업자와 입점업자 간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사이버몰판매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지만, 19대 국회 종료와 맞물려 자동 폐기된 바 있다. 당시에도 중기중앙회는 법안 발의 3개월 전 오픈마켓 사업자들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지적하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최재홍 강릉원주대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는 “이미 배달, 숙박, 콜택시 앱 등 서비스가 해당 시장의 전체 규모를 키우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며 “소상공인들에게 기생하는 사업모델이라는 인식 자체가 시대와 동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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