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르포] 정유라 목격된 곳은 '명품거리', 할인 시작날이었다

프랑크푸르트|유희곤 기자 2016. 12. 2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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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전 국민을 충격과 분노에 빠트린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이 줄줄이 국회 인사청문회에 불려 나온 지난 15일 오후 7시 독일에서는 국정농단의 또다른 공범들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최순실씨(60·구속)의 딸 정유라씨(20), 조력자로 알려진 윤영식씨(데이비드 윤·48) 등이 탄 차량이 괴테광장 지하주차장을 나와(사진 1) ‘그로세 갈루스슈트라세(Grosse Gallusstrasse)’를 통과하는 장면이 한 독일 현지 교민에 목격된 것이다.(경향신문 2016년 12월23일자 1면).

교민이 제공한 사진은 밤 시간대에 촬영이 이뤄져 거리의 모습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기자는 다음날 아침 정씨 일행이 활보하고 다닌 거리를 직접 방문해 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괴테슈트라세(Goethestrasse)’. 한국어로는 ‘괴테 거리’로 번역되는 이 곳은 바로 옆 독일 대문호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동상이 있는 ‘괴테광장’ 바로 옆에 있다. 전체 길이만 300m에 이르며 세계를 대표하는 고급 브랜드점이 줄지어 서 있어 ‘명품 거리’로도 불린다.

‘정유라 목격담’ 소식을 전해들은 교민들은 “정씨가 이날 쇼핑 때문에 이 곳을 들른 게 아니겠냐”며 “주변에 유명한 은행들도 많은데 어찌 됐든 돈을 쓰거나 뽑거나(인출하거나) 하려고 한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진 1. 독일 교민 제공
사진 2.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정유라 사진 보여주자 “개인정보”

22일(현지시간) 오전 10시. 괴테광장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출구로 올라오자 루이비통 매장이 한눈에 들어왔다(사진 2). 루이비통 매장 옆 괴테슈트라세로 들어서자 샤넬, 에르메스, 페라가모, 까르띠에부터 ‘최순실 신발’로 알려진 프라다까지 유명 브랜드숍이 한눈에 펼쳐졌다(사진 3, 4). 매장 대부분은 2층이었고 한국인 직원이 근무하는 곳도 적지 않았다.

사진 3.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사진 4.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명품숍 중에서도 정씨가 찾았을 법한 매장에 들어가 정씨와 윤씨의 사진을 보여주며 본 적이 있냐고 물었다. 한 매장에서는 “개인 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면서도 “지난주 목요일(15일)에 근무한 직원에게 보여줬더니 본 적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장에서는 “개인 정보는 말해줄 수 없다”며 확인조차 해 주지 않았다.

어렵게 취재에 응한 한 명품숍의 한국인 직원은 “주위 한국인 지인들로부터 ‘정유라 보게 되면 얘기 좀 해 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아서 ‘눈에 불을 켜고’ 근무하고 있다”면서 “정씨가 언론에도 많이 보도돼 보게 되면 바로 알 수 있을텐데 우리 매장은 정씨 연령대(20대 초반)가 선호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그런지 아직까지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주 토요일부터 괴테슈트라세 일부 매장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해 할인행사가 열렸는데, 일부 매장은 정씨가 인근을 방문한 것으로 의심되는 지난주 목요일(15일)부터 행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일부 최고가 브랜드는 절대 할인판매를 하지 않는데 지난주 목요일 일부 브랜드가 할인행사를 하면서 해당 브랜드 매장이 다소 한산해지기는 했다”면서 “당시 정씨가 실제 이 지역을 왔다면 조용히 쇼핑을 즐기기 위해 왔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괴테주차장 나와 어디로?

세워둔 차량을 타고 괴테주차장을 나오자 곧바로 신호등을 맞이했다. 프랑크푸르트 현지 교민이 찍은 곳이다(사진 5, 6). 정씨 차량이 어디로 향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외에서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체류설 외에도 스위스 망명 타진설, 미국 도피설 등 정씨의 소재를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

사진 5. 독일 교민 제공.
사진 6.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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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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