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5G로 '통신 굴기' 나선 중국

권상희 2016. 12. 2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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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G) 시대엔 복제하는데 그쳤고 3G와 4G 시대에는 어느 정도 발언권을 확보하는 정도였다면 5G 시대는 중국이 세계 시장을 적극 주도할 것이다.”

중국이 5G 이동통신 기술 선점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중국은 최근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로 불리는 5G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위한 세부 로드맵을 내놨다. 다른 나라와 비슷하게 2020년께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5G 네트워크 구축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거대 국가답게 투자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 5000억위안(약 85조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그동안 한국, 미국, 유럽, 일본에 밀려온 3G 및 4G 시장과 달리 5G 시장에서는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중국은 5G 기술을 선점해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등과 접목시켜서 다양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계획이다.

◇2020년 5G서비스 상용화 목표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IMT-2020 태스크포스(5G TF)는 3대 통신사와 함께 중국 내 5G 통신망 구축 스케줄을 확정했다.

우선 내년부터 5G 네트워크 테스트 시범 작업에 들어가 2018년에 대규모 테스트를 하고, 2019년 5G 통신망 개통 후 2020년 5G 상용화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5G 기술 개발, 네트워크 구축 등에 총 5000억위안 이상 투입 계획도 세웠다.

8억4500만명을 모바일 가입자로 둔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은 5G 네트워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차이나모바일은 새해 4~5개 도시를 선정, 5G 실증 시스템 구축 계획을 세웠다. 차이나모바일은 올해 초 5G 공동혁신센터를 설립했고, 지금까지 42개 회사를 파트너로 끌어들였다. 전기통신 장비 제조업체와 칩 회사뿐만 아니라 아우디·비야디(BYD) 등 자동차 회사, 하이얼과 하이센스 등 가전업체, 스타트업이 파트너로 참여했다.

차이나모바일이 5G 투자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은 4G에서 경쟁사인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텔레콤보다 먼저 투자, 많은 이익을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3G와 4G에서 다른 나라보다 밀렸지만 차이나모바일 등의 투자에 힘입어 5G 분야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텔레콤도 5G 시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통신업체와 별개로 중국 당국은 5G 네트워크 핵심 무선 기술 시험을 정부 차원에서 성공리에 마쳤다.

◇기술표준도 선도

5G 표준은 세계의 단일 규격 채택에 글로벌 업계가 의견을 함께하고 있다. 여러 기술 규격이 공존한 기존의 3G, 4G와는 다른 점이다. 이 때문에 5G 세계 표준에 자국 기술을 많이 편입시킬 수 있는 나라의 기업이 차세대 통신 관련 산업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글로벌 통신업계는 5G 표준 주도권이 차세대 산업 주도권이 될 것이라고 전망, 기술표준화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도 5G 선도를 위해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표준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5G 이동통신 `IMT-2020` 기술 표준을 2018년께 채택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은 지난 2013년 5G TF를 출범시킨 뒤 5G 통신 기술을 개발하며 자국 통신 기술을 국제 표준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5G TF에는 화웨이, ZTE, 샤오미, 이동통신사 등 50여개 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최근 결실을 거뒀다. 지난 8일 중국이 개발한 5G IMT-2020 표준화 연구 방안이 2016년 세계통신표준화총회(WTSA16) 승인을 받으면서 중국이 5G 시장 선점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세계 3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는 `폴라 코딩` 기술이 5G 글로벌 표준의 하나로 승인 받을 수 있는 단계에 접근했다. 폴라 코딩은 반도체 전력소비량을 줄이고 무선통신 신뢰도를 개선하는 신기술이다. 화웨이는 아시아와 유럽 통신장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국가 안보상의 우려 등으로 견제를 받고 있다. 화웨이는 5G 분야에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 통신사의 5G 서비스 움직임에 대해 크리스 레인 번스타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더 많은 사용자를 커버하기 위해 멀티플 안테나 시스템을 포함, 5G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면서 “5G 시장 주도에 당국과 업체의 관심이 크다”고 전했다.

◇거대 내수시장 내세워 5G 시장 앞서간다

중국은 세계 3위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기술력과 최대 모바일 시장을 내세워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5G 이동통신 선점으로 북미, 유럽, 한국, 일본 등과 함께 `통신 강국` 반열에 오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과거 2G~4G 시절 중국은 자체 기술보다 외국에서 만든 통신 표준을 채택했다. 기술력과 표준 전쟁에서 앞서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5G 이동통신 표준은 사실상 중국 손에 달려 있다. 북미와 유럽이 5G 표준을 만들어도 총 13억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중국이 채택하지 않으면 글로벌 표준이 될 수 없다. 거대 내수 시장을 갖춘 중국만이 가능한 시나리오다.

중국이 5G 이동통신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통신 중계기 등 거대한 장비 시장 때문이다. 화웨이는 에릭슨, 노키아와 함께 통신장비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5G 이동통신 장비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8882억달러(약 1460조원)에서 2026년 2조3175억달러(2861조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민간과 함께 2009년부터 5G 이동통신 최초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R&D)에 들어간 상태다. 화웨이는 2018년까지 5G 이동통신 R&D에 6억달러(7065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 2위 통신장비업체 ZTE도 800여명의 박사급 연구원과 함께 2018년까지 14억위안(2508억원)을 투자, 5G 이동통신 주도권을 잡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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