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경기침체 때문인가.."연말 같지 않은 도로"

권애리 기자 2016. 12. 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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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23일)는 소비자 트렌드를 취재하고 있는 권애리 기자하고 연말연시 분위기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그저께 저도 이 코너에서 연말 경기가 생각만큼 살아나지 않는다고 전해드렸었는데, 이게 눈에 보이는 수치로 드러나는 게 있다고요?

<앵커>

네, 저도 확실히 작년 연말보다 덜 마시고 있는 느낌이 있는데요, 말씀하신 대로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가 탄핵정국도 있었고, 또 김영란법 시행되면서 먹고 마시는 문화가 달라지는 면들이 보이고 있잖아요.

그런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작용을 해서 그런지 연말이자만 사람들이 예년보다 좀 덜 돌아다닌다. 그런 싶은 느낌이 있어요.

요새 택시를 타면 기사분들이 "연말인데 평소처럼 뚫린다." 이런 말씀 많이 하시거든요. 그래서 서울시에 실제 서울 시내 주요 도로 교통량을 문의를 해봤습니다.

반포대교, 강남 왔다 갔다 하실 때 많이 쓰시는 반포대교랑 강변북로의 통행속도를 12월 셋째 주 목, 금과 이번 주죠. 12월 넷째 주 월, 화 나흘 치를 받아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봤는데요, 확실히 빨라졌습니다.

강변북로는 양방향 평균 속도가 올해는 시속 53.4km가 나옵니다. 지난해보다 시속 3km 넘게 빨라진 거니까, 이게 평균치인 걸 감안하시면 많이 빨라졌다고 얘기하실 수 있겠고요. 반포대교는 올해는 23.1km 그래서 지난해보다 0.7km 정도 빨라진 걸로 집계가 됐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얘기를 할 순 없겠지만, 확실히 좀 덜 다니시고 흔히 생각하시는 연말 분위기는 아니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저도 다니면서 왠지 차가 좀 잘 뚫리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느낌만은 아니었군요. 요새는 아무리 모임을 해도" 부어라 마셔라." 이러지도 않고, 특히 요새 집에서 혼자 마시는 경우도 있고, 이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그러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에 내놓은 설문조사가 있는데요, 올해 가족들과 집에서 밥을 먹은 횟수가 일주일에 2번 정도 늘어나서 13번 가까이 된다. 이런 응답이 나왔어요.

연말에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져서 한 취업포털이 지난달 말에 송년회 계획을 물었는데, 5명 중 1명 정도는 "아예 계획이 없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계획이 있다는 사람들도 간단히 식사 정도 하는 게 좋겠다는 응답이 75%를 넘었습니다.

그리고 술자리를 갖겠다는 답은 절반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이렇다 보니까 주류업체나 유통업체들에서도 혼술, 또는 한 잔이 연말이지만, 여전히 키워드입니다.

특히 집에 가서 혼자 마시려고 퇴근하다 들르는 편의점의 주류 매출이 지난해 비해서 크게 늘었고요.

물론 맥주가 대표적이지만, 위스키나 와인도 소용량으로 200mL짜리, 350mL짜리 이렇게 나와서 인기를 끌고 있고요.

재미있는 트렌드 하나가, 과거에는 위스키가 유흥업소에서 좀 거하게 마시는 술로 통했잖아요. 우리나라에서는 퇴근길에 잔술 한 잔, 이렇게 마시고 갈 수 있는 바 형태의 가게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형태의 위스키 바를 파워블로거 한 분이 몇 년 전부터 인터넷 동호회 같은 곳을 통해서 매년 집계를 해오고 계신 데, 지난해 12월에는 167개 수준이었는데, 이달에 240개까지 늘었다고 해요.

잔술로 7천 원, 8천 원 정도 받는데, 딱 한두 명씩 가서 한두 잔 마시고 돌아오는 거죠. 짧게, 가볍게 마시고 빨리 들어가는 문화가 확실히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술을 덜 마시는 건 좋은데, 좋은 만남은 계속 유지가 됐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그리고 설도 얼마 안 남았는데 유통업체에서 설 선물세트도 팔고 있는데, 이것도 좀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대형마트들과 백화점들이 이번 주까지 설 선물 예약판매 1차 예약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중저가 제품이라고 할 수 있죠. 통조림 같은 가공식품이나, 또 생활용품세트의 매출이 지난해 비해서 11배에서 13배 정도까지 늘었습니다.

특히 5만 원 미만의 김영란법을 의식한 5만 원 미만의 세트들의 판매가 98%를 차지했습니다. 실제 고가라고 볼 수 있는 정육이나 과일, 굴비 같은 신선 식품 세트도 업체들이 아예 5만 원을 의식한 세트들을 내놨어요.

예를 들면, 예약판매 같은 경우에 카드 할인 같은 게 많이 들어가잖아요. 그러면 굴비 같은 제품이 원래 정가는 7만 원인데, 30% 카드 할인을 해주면 딱 4만 9천 원이 됩니다.

그런 식으로 한다든지, 아니면 용량을 줄여서 4만 9천800원짜리 갈비 세트 이런 것들이 나왔고요. 실제로 많이 팔렸습니다.

그래서 이번 설에는 예약 판매가, 할인을 받아서 5만 원짜리 미만으로 살 수 있는 예약 판매가 전체 설 선물 판매의 25%까지 차지할 것으로 유통업체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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