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호위무사' 데이비드 윤, 최순실 카페 오스트리아 원정 계약까지

강진구 기자 2016. 12.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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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오스트리아 뷔델사와 국내법인 대신 계약 ‘자금 세탁’ 의혹
ㆍ최씨 해외은닉재산 열쇠 가진 인물…조속한 신병 확보 필요

체포영장이 발부된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20)가 데이비드 윤(48·한국명 윤영식) 형제가 운전하는 차량을 타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심 한복판을 활보 중인 사진이 공개되면서 윤씨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독일 검찰의 ‘돈세탁’ 혐의 수사와 특검 수사의 칼끝이 다가오는 상황에서도 정씨의 독일 생활과 은닉을 돕고 있는 사람은 윤씨였다. 그는 파독광부 출신 아버지 윤남수씨에 이어 2대째 최씨 모녀의 독일어 교사·집사뿐 아니라 수배자가 된 정씨의 ‘호위무사’ 역할까지 맡고 있는 셈이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최씨의 서울 강남 아지트로 알려진 카페 테스타로싸가 2015년 1월 문을 열기 전 오스트리아 뷔델과 맺은 독점수입(라이선스) 계약을 도맡아 진행한 것도 윤씨였다.

뷔델사 사장 비서 안드레아 시드웍은 22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라이선스 계약은 독일에 있는 데이비드 윤이 우리 회사로 찾아와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테스타로싸를 운영한 국내 법인 존앤룩C&C와 이 회사 대표 김성현씨(미르재단 사무부총장), 실제 소유자인 최씨의 이름을 들려주자 “다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고 말했다.

시드웍은 “데이비드 윤이 뷔델과 계약을 체결하러 온 유일한 사람이고 우리는 독일에 있는 그의 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재차 확인했다. 그는 윤씨의 인상에 대해 “독일어를 완벽하게 구사했고 한국사람처럼 안 생겼다. 머리가 아주 하얀색이었다”고 전했다.

1992년 이후 독일에 수많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할 때 최씨의 조력자 역할을 했던 윤씨가 오스트리아 뷔델사와 계약을 진행했다는 사실은 최씨의 비자금 추적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테스타로싸가 단지 유력인사들과의 비밀회동을 위한 아지트뿐 아니라 자금세탁 목적을 갖고 설립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테스타로싸가 인터넷에 올린 기업연혁을 보면, 2014년 11월 운영주체로 존앤룩C&C가 설립된 후 12월에 뷔델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온다. 정상적인 고급 브랜드 커피 수입·판매 사업이라면 존앤룩C&C가 뷔델과 직접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게 상식이다. 굳이 윤씨의 독일 회사를 중간에 끼운 것은 허위 매출 거래를 통해 독일로 자금을 빼돌리기 위한 창구 역할을 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낳는다. 식음료 사업은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고 현금 거래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금세탁에 유리하다. 최씨는 1992년에도 독일에 레스토랑 영업활동을 주된 사업 목적으로 ‘유벨’이란 회사를 설립한 바 있다. 향후 윤씨 회사가 최씨의 차명 회사가 아닌지도 특검 수사에서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최씨가 2015년 7월과 올 2월 독일에 비덱스포츠와 더블루K를 설립하기 전인 2014년 말 뷔델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K스포츠재단의 한 핵심인사는 “최씨가 테스타로싸를 K스포츠재단이 전국 220여곳에 세우려 했던 ‘K스포츠클럽 체육관’에 입점시켜 부대수익을 챙기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씨가 지난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 후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하기 전에 2014년 말부터 윤씨 회사 등을 통해 독일에 자금 유출이나 사업 축을 짜나간 정황으로 해석된다.

최씨의 해외 은닉 재산 규모와 자금세탁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윤씨의 신병을 조속히 확보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정씨의 장기간 해외도피를 방조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윤씨는 수사선상에 오르기에 충분하다.

<강진구 기자 kangj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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