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자 코스 부활 첫날, 운전면허 합격률 93→19%

이민석 기자 2016. 12. 23.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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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워진 시험으로 탈락자 속출.. 응시자도 전날보다 70~80% 급감

"1호차 실격입니다. 2호차도 실격."

난도가 대폭 강화된 운전면허제 시행 첫날인 22일 오전 경기 용인시 용인운전면허시험장. 실격을 알리는 안내음이 연이어 울리자 응시자들 사이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이날 오전 이 시험장에서 40명이 1·2종 보통 운전면허 기능시험을 치렀지만 합격자는 5명에 불과했다.

서울 마포구 서부운전면허시험장에서도 이날 오전 16명이 장내 기능시험에 도전했다가 1명만 합격했다. 그나마 유일한 합격자도 면허가 취소돼 재시험을 본 운전 경력자였다. 이날 하루 전국 면허시험장 기능시험에 응시한 1722명 가운데 합격자는 331명으로 합격률이 19.2%에 그쳤다. '물 시험'으로 불렸던 종전 시험의 평균 합격률(92.8%)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특히 지난 2011년 정부가 운전면허 취득을 간소화하면서 없어졌다가, 이번에 부활한 '직각 주차(T자 코스)'는 응시생들 사이에서 '마의 구간'으로 불렸다. 이날 시험에 불합격한 이모(42)씨는 "T자 코스에 진입한 뒤 선을 밟지 않으려고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다 시간을 초과했다"며 "코스 폭이 매우 좁은데 2분 만에 통과하려니 너무 어려웠다"고 했다.

전날까지 막차로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응시자들로 붐볐던 전국 면허시험장은 이날 응시자가 적어 한산했다. 서울 강남운전면허시험장 관계자는 "시험이 어려워져 응시자가 감소할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평소의 20~30% 수준으로 줄어들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날 새로 시행된 운전면허 기능시험은 기존 50m 코스가 300m로 늘어났고, T자 코스와 신호 교차로 통과, 경사로 주행 등 5개 항목이 추가됐다. 도로 주행 시험도 이전엔 5회 이상 엔진을 꺼뜨려야 실격됐던 것이 3회 이상으로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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