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악 가득한 이 세상 교회만이 안식처.. 구원의 길 여기 있네"

최기영 기자 2016. 12. 22.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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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7년 10월 31일.

유럽 정치·경제·사회·문화에 거대한 변화를 몰고 온 종교개혁은 바로 ‘그 책’이라고 불리던 성경에서 시작됐다.

공연장에서 만난 김관영 목사는 "오늘날 우리가 성경책을 마음 편히 볼 수 있게 되기까지 자신의 생명을 바쳐 성경을 전파한 롤라드들의 희생이 분명히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살아 움직이는 성경이 곳곳으로 확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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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종교개혁 500주년 맞아 1년간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더 북'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다음 달 2일부터 12월 30일까지 서울 대학로 열린극장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더 북(The book)’의 한 장면. 문화행동아트리 제공

1517년 10월 31일. 유럽 정치·경제·사회·문화에 거대한 변화를 몰고 온 종교개혁은 바로 ‘그 책’이라고 불리던 성경에서 시작됐다. 독일 비텐베르크성당에 ‘95개조 반박문’을 붙이던 마르틴 루터의 망치소리가 울려 퍼지기 100여년 전. 귀족과 식자층만 알던 라틴어 성경이 영어로 번역돼 확산되자, 가톨릭은 살인까지도 주저치 않았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목숨 걸고 스스로 ‘성경이 된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의 이름은 롤라드(Lollard). ‘독버섯’ ‘중얼거리는 자들’이란 뜻의 단어다. 기득권자들에 의해 경멸의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었지만, 롤라드들의 외침을 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공연장에서 들을 수 있었다.

“칠흑 같은 어둠. 헤매는 우리. 언제쯤 동이 트려나. 죄악 가득한 이 세상. 교회만이 안식처. 구원의 길 여기 있네.”(뮤지컬 ‘더 북’ 중에서)

종신 문화선교사들로 구성된 극단 문화행동아트리(대표 김관영 목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2017년 1월 2일부터 12월30일까지 뮤지컬 더 북(The book)을 무대 위에 올린다. 일요일을 제외한 주6일, 연간 370여회에 달하는 장기공연이다. 공연장에서 만난 김관영 목사는 “오늘날 우리가 성경책을 마음 편히 볼 수 있게 되기까지 자신의 생명을 바쳐 성경을 전파한 롤라드들의 희생이 분명히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더 북’은 크리스천들에게 익숙한 마르틴 루터, 존 위클리프, 얀 후스 등 종교개혁 영웅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제화공(製靴工), 가정주부 등 이름도 빛도 없이 복음 전파를 소명으로 품고 화형대의 등불이 된 민초들의 이야기다. 로마 가톨릭교회의 부패에 맞서 진리를 추구했던 500년 전 서민들과 ‘충격적인 국정농단’ ‘부패한 기득권’에 저항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모습이 맞닿아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끈다.

번역된 성경을 지닌 것만으로도 목숨을 위협받던 롤라드들은 성경을 한 권씩 통째로 외워 감찰사제의 눈을 피해 광장에서 성경을 암송했다. 시민들은 이들이 암송하는 성경을 받아 적으며 복음을 새겼다. 그야말로 살아 움직이는 성경이 곳곳으로 확산된 것이다.

뮤지컬 ‘더 북’은 1년 장기공연을 위해 배역과 곡의 수를 늘리고 영상을 도입하는 등 새롭게 업그레이드됐다. 2014년 초연 당시 객석점유율 120%를 기록하며 기독 뮤지컬계의 ‘레미제라블’이란 찬사까지 받은 작품이지만 연간 370여회 공연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 당장 공연을 위한 극장 대관료부터 높은 장벽으로 다가왔다. 김 목사는 “다행히 극장 한 달 대관료를 후원하는 동역자들이 교회와 문화선교 단체 중심으로 세워졌다”며 “앞으로의 작품 준비와 공연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객”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더 북’은 서울 대학로 열린극장에서 평일 저녁 8시, 토요일 오후 3시·7시에 공연된다. 일요일엔 공연은 없지만 같은 장소에서 매주 오후 6시 ‘그 나무 아래(Under the tree)’란 이름의 특별복음집회를 연다. 일요일 오후 공연을 마친 대학로의 공연예술인들이 복음을 마음에 새기며 한주를 열게 하기 위함이다.

극단 아트리는 연말에 가까워지면서 관객이 몰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월별 차등 관람료를 책정했다. 1월에 1만원으로 시작해 매달 2000원씩 상승하고 12월엔 3만2000원이 된다(gospelartree.com).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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