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대통령, 그날 무엇을 했는지 본인이 더 잘 알 것"

장혜진 2016. 12. 22.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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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사라진 7시간과 관련한 의혹이 해소될지 관심이 쏠린다.

헌재는 부족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밝혀달라는 ‘석명권’을 행사하며 박 대통령 측에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행적을 상세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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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명권' 행사 본인 진술 필요 시사 / 향후 결정문 구체적 판단 가능성 / 사유 5개 정리도 '속전속결' 분석 / 대통령·소추위 측 증인수 신경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관련 첫 준비절차기일이 열린 22일 이진성, 이정미, 강일원 재판관(왼쪽부터)이 재판관석에 앉아 박 대통령과 국회 양측 대리인단을 둘러보고 있다.
하상윤 기자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사라진 7시간과 관련한 의혹이 해소될지 관심이 쏠린다. 헌재는 당시 박 대통령의 구체적 행적을 확인한 뒤 그가 국민의 생명권 보호 의무를 위배했는지 따질 것으로 보인다.

◆헌재, “세월호 7시간 밝혀야”

헌재는 22일 이정미·이진성·강일원 재판관의 심리로 열린 1차 준비기일에서 박 대통령과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이 제출한 증거와 증인목록 등을 토대로 사건의 쟁점을 정리했다. 헌재는 부족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밝혀달라는 ‘석명권’을 행사하며 박 대통령 측에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행적을 상세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먼저 논란이 되고 있는 세월호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청와대 어느 곳에 있었는지, 공적·사적으로 어떤 업무를 봤는지 시간별로 구체적으로 밝힐 것을 주문했다. 특히 “박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은 박 대통령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며 박 대통령 본인 진술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이진성 재판관은 “세월호 참사가 2년이나 경과했지만 워낙 특별한 날이었기 때문에 대부분 국민은 그날 무엇을 했는지 떠올리면 자신의 행적을 기억할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날”이라며 “피청구인(박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법조계 일각에서는 헌재가 신속한 탄핵심판을 진행하기 위해 사실관계 등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세월호 7시간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총 13개 탄핵소추 사유 중 명백한 헌법 위배라고 판단되는 사유가 하나만 있어도 탄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헌재가 적극적인 심리 의지를 보이면서 향후 결정문에서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헌재가 전체 탄핵소추 사유를 5개 유형으로 정리한 것은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내 사실관계 입증에 대한 부담을 덜고 복잡한 심리를 효율적으로 진행해 속도를 내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22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관련 첫 준비절차기일이 끝난 뒤 이중환 변호사(가운데) 등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22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관련 첫 준비절차기일 직후 황정근 변호사(왼쪽 두번째) 등 국회 소추위원단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대통령·소추위원 증인채택 신경전

박 대통령 측은 최순실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조원동 전 경제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을 증인신청했다. 반면 국회 측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총 28명을 증인신청했다. 헌재는 이날 양측이 공통으로 증인신청한 최씨와 안 전 수석, 정 전 비서관 3명을 우선 채택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 측이 “소추위가 신청한 증인 숫자가 너무 많다”는 의견을 제기하면서 향후 증인 채택 과정에서 양 측간 치열한 신경전을 예고했다. 국회 소추위원단은 최씨 등의 공소장과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수사결과 발표, 국회 국정조사 조사록, 신문기사 등 총 49개의 서면증거를 제출했다.

아직 입수하지 못한 증거는 헌재에 인증등본 및 문서송부촉탁을 해줄 것을 신청했다. 기록을 받지 못할 것을 대비해 헌재가 직접 방문해 사건·수사기록을 열람·조사해달라는 서증조사도 요청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대통령 말씀 자료’ 등 3건의 자료를 제출했다. 헌재는 이들 증거를 모두 채택했다. 권성동 소추위원장은 이날 준비기일이 끝난 직후 “신속한 탄핵심판을 진행하겠단 헌재 의지를 읽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 이중환 변호사는 “(세월호 7시간 관련해) 박 대통령에게 확인해서 우리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진·김민순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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