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 POINT] EPL만 없는 '겨울 휴식기', 그 이유와 계획은?

서재원 기자 입력 2016. 12. 22. 12:04 수정 2018. 7. 31.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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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어김없이 크리스마스 시즌이 돌아왔다. 유럽 주요 리그는 이를 기점으로 `겨울 휴식기(Winter break)`에 접어든다. 물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다.

EPL을 제외한 유럽 주요 리그들이 주중 경기를 끝으로 겨울 휴식기에 들어간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21일(현지시간) 바이에른 뮌헨과 라이프치히의 경기를 포함해 16라운드 잔여 5경기를 갖고, 오는 1월 20일까지 약 30일간의 휴식기에 접어든다. 분데스리가는 유럽 리그 중 가장 긴 휴식기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이미 휴식기가 진행 중이다. 라리가는 지난 19일 16라운드를 끝으로 휴식기에 들어갔다. 물론 코파 델 레이(국왕컵) 경기가 있지만, 이 일정을 제외하고 약 18일 간 휴식의 기회가 주어진다. 이탈리아 세리에A(12/19~1/6, 16일), 프랑스 리그앙(12/21~1/14, 24일) 등의 일정도 잠시 중단된다.

#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은 겨울 휴식기, 그 목적은?

EPL을 제외한 주요 리그의 팀들에 겨울 휴식기는 크리스마스의 선물과도 같다. 휴식기를 갖는 팀들은 이 기간을 이용해 휴가를 즐기고, 떨어졌던 체력을 끌어올리는데 열을 올린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겨울 휴식기의 주요 목적을 `선수들에게 휴식 부여 및 하반기를 위한 회복`이라 설명했다. 특히 유럽 외 국가에서 온 선수들은 크리스마스 전후로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휴식만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크리스마스 기간이 끝나면, 대부분의 클럽들이 선수들을 소집해 훈련에 들어간다. 빅클럽의 경우, 스페인 남부 지방, 중동 등에 훈련 캠프를 차려 체력 훈련 및 친선 경기를 갖기도 한다. 뮌헨과 파리 생제르망(PSG) 등도 최근 몇 년 동안 이 기간을 이용해 카타르 도하에서 겨울 훈련을 진행해 왔다.

# EPL엔 남의 이야기, 지옥 같은 박싱데이

앞서 언급됐듯이, EPL에는 겨울 휴식기가 없다. 오히려 잔인하기로 소문난 `박싱데이(Boxing Day)`가 기다리고 있다.

정말 잔인한 일정이다. EPL은 박싱데이인 26일을 시작으로 일주일간 팀당 3경기씩을 치른다. 손흥민의 활약 중인 토트넘 홋스퍼의 일정을 살펴봐도 그 잔인함을 실감할 수 있다. 토트넘은 오는 28일 사우샘프턴 원정 경기를 갖고, 4일 뒤 왓포드 원정을 떠난다. 그리고 바로 3일 뒤엔 첼시와의 홈경기가 예정돼 있다.

EPL이 겨울 휴식기를 갖지 않는 이유도 이 박싱데이의 존재 때문이다. 박싱데이는 영국만의 전통이고, 여기에 방송사들의 상업적 목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지금까지 유지돼 왔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도 2년 전 `왜 박싱데이에 많은 EPL 축구경기가 열릴까`는 기사에서 "현대에 들어 할 게 없는 크리스마스 주간에 축구시청은 영국인들의 주된 취미생활이 됐고, 상대적으로 TV시청률이 늘어나는 이 기간에 방송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EPL 경기를 몰아서 진행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 `겨울 휴식기` 도입? EPL의 고심과 한계

그러나 EPL도 겨울 휴식기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 잔인한 일정이 EPL 클럽들의 경쟁력을 하락시키고, 잉글랜드 대표팀 성적에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EPL도 겨울 휴식기 도입을 심각히 고심하고 있다.

EPL의 리차드 스쿠다모어 사무총장도 지난 7월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겨울 휴식기를 반대하지 않는다"며 "EPL 사무국은 잉글랜드 축구협회(FA), 풋볼리그(EFL) 등과 논의 중에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잉글랜드 축구계를 대표하는 세 단체의 합의만 이루어진다면, 겨울 휴식기의 도입도 가능하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중계권 계약이다. EPL은 지난해 2월 `스카이스포츠`, `BT스포츠` 등과 2016-17 시즌부터 3시즌간의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물론 이 계약에는 `박싱데이`와 같은 세부 일정이 포함돼 있고, 따라서 오는 2019년까지는 일정을 변경할 수 없다.

여기에 FA의 중계권 계약도 문제된다. FA는 지난여름 BBC, BT스포츠 등과 국가대표팀 및 FA컵 중계와 관련해 5년의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영국 언론 `미러`는 "FA의 중계권 계약으로, 겨울 휴식기가 도입되기 위해선 최소 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FA컵의 일정 조정도 이 기간과 맞물리기 때문이다"고 EPL의 겨울 휴식기 도입이 쉽지 않을 거라 전망했다.

* 유럽 주요리그 겨울 휴식기 일정(현지시간 기준)

독일 분데스리가: 2016.12.21 ~ 2017.01.20 (30일)

프랑스 리그앙: 2016.12.21 ~ 2017.01.14(24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016.12.19 ~ 2017.01.06(18일)

이탈릴아 세리에A: 2016.12.22 ~ 2016.01.07(16일)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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