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작년 6월말 안종범 수석에게 "삼성 합병 도와주라" 지시

최재훈 기자 2016. 12. 22.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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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찬성 결정 전에 "정부가 적극 지원하라" 말해
특검, 안종범 수첩·진술 확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해 국민연금이 찬성 의견을 밝히기 전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합병이 잘 진행되도록 도와주라'고 지시했다는 물증과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지시'는 앞서 검찰이 확보한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다이어리)에 담겨 있었다고 한다. 안 전 수석은 지난해 6월 말쯤 작성한 수첩에 "재임 기간 내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라"는 대통령의 지시를 메모해두었다는 것이다. 삼성물산 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은 그로부터 10여일 뒤인 지난해 7월 10일 두 회사의 합병에 찬성하기로 결정했고, 그로부터 다시 일주일 뒤인 7월 17일 주주총회에서 합병이 성사됐다.

안 전 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대통령의 지시는 당시 주주총회에서 합병이 안 되면 다음 번에라도 꼭 되도록 도와주라는 뜻이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의 '합병 지원 지시' 배경에 삼성의 요청이 있었는지와 이 과정에 최순실(60·구속기소)씨가 개입했는지를 집중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안 전 수석과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 삼성 관계자들이 이 문제와 관련해 여러 차례 접촉한 정황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관여한 국민연금·보건복지부 사무실과 자택 등 10여곳을 압수 수색했다. 이를 통해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뇌물 혐의를 밝히겠다는 뜻이다. 특검팀은 또 독일에 체류 중인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소환 절차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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