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을 선점하라.. 불붙은 도입 경쟁

김충령 기자 2016. 12. 2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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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국내 대기업그룹 최초로 全 계열사에 IBM '왓슨' 도입]
- 고객 맞춤형 유통 혁신
소비자에게 적합한 제품 추천, 미리 파악한 주소로 자동 배송
적기에 딱 맞는 신제품 개발도
- 영역 넓히는 인공지능
항공기 정비 비용·시간 줄이고 암 진단하고 치료법까지 제시
아이돌 캐릭터 이용한 'AI 비서'

국내 최대 유통그룹인 롯데IBM의 인공지능 '왓슨(Watson)'을 도입한다. 롯데는 왓슨을 활용한 그룹 통합 IT 서비스를 구축, 5년 안에 전 계열사의 모든 사업 분야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길병원, SK하이닉스 같은 개별 기업에서 왓슨을 도입한 사례는 있었으나 국내 대기업 그룹에서 전 계열사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통합 관리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롯데가 처음이다. 백화점·마트·편의점 등 1만3000여 점포로 국내 최대 유통망을 갖고 있는 롯데가 왓슨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유통 혁신을 일으키겠다는 의미다. 업계에선 롯데의 왓슨 도입이 국내 유통업체 전반으로 인공지능 시스템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각규 롯데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은 21일 한국 IBM과 왓슨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하고 새로운 영역에서 가치를 찾아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IBM의 왓슨 솔루션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왓슨' 통해 제품 추천은 물론 신상품 개발도

롯데의 인공지능 서비스는 고객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조언자)'와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 등으로 나뉜다.

롯데백화점·롯데마트 등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대화 서비스인 '챗봇'을 개발해 일대일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한 남성 고객이 스마트폰 챗봇을 켜고 "4세 남아용 크리스마스 선물을 추천해달라"고 물어보면 인공지능은 그동안 쌓아온 고객 구매 패턴, 선호 브랜드, 종류 등을 분석한다. 이후 "롯데백화점 본점 장난감 매장에 있는 B사 장난감 기차가 적절할 것 같습니다. 롯데닷컴에서는 같은 물건을 3만8000원에 구매 가능합니다"라고 안내하는 식이다. 배송 역시 고객 주소를 미리 파악해 자동 배송해준다. 롯데그룹은 이르면 내년 말쯤 이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 등 식음료 사업에서는 왓슨을 신상품 개발에 이용한다. 빠르게 바뀌는 고객 취향과 시장 트렌드를 분석해 적기(適期)에 딱 맞는 신상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왓슨은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식음료 시장 데이터와 블로그·페이스북에 올라온 후기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최근 판매가 급성장한 과자, 음료를 파악해 제품 개발에 활용하는 식이다. 예컨대 대만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현지 카스텔라를 많이 사먹을 경우 한국 시장에서도 비슷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항공·의료 등 다양한 분야로 인공지능 확대

인공지능은 이미 유통 산업뿐 아니라 항공·의료·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 속속 도입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정비에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이용한다. 항공기 운항 횟수·거리 등에 따라 최적화된 정비를 해 비용과 시간을 줄인다.

암(癌)이나 메르스(중동 호흡기 증후군)·콜레라 같은 질병 진단·치료에도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다.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 5일 '인공지능 암센터'를 개소했다. 길병원은 1200만 페이지가 넘는 의학 전문 저널·교과서 등을 학습한 '왓슨 헬스케어' 소프트웨어를 도입했다. 의사와 인공지능이 동시에 암 진단을 하고 치료법을 제시하고 최적화된 방법을 찾는다. 고려대학교 융복합의료센터 역시 감염병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치료법을 찾는 서비스를 SK㈜C&C와 공동으로 추진한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이전보다 훨씬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최적화된 결과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국내 최대의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도 SK㈜C&C와 함께 인공지능을 적용한 한류(韓流) 콘텐츠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엑소·소녀시대·슈퍼주니어 등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가 높은 아이돌 캐릭터를 이용한 인공지능 비서나 영어·일본어·중국어 교육 서비스를 개발한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IT 산업에서는 인공지능 기술 탑재가 트렌드로 굳어졌다. 삼성전자는 차기작인 갤럭시S8에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탑재를 추진하고 있고 애플·구글 등은 이미 자사 스마트폰에 인공지능 서비스를 탑재한 상태다. 외국어 번역부터 이메일 관리, 사진 검색 등에도 인공지능이 적용돼 서비스 품질을 대폭 끌어올렸다.

서강대 정옥현 교수(전자공학)는 "롯데그룹의 왓슨 도입은 인공지능이 IT 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산업의 기반이 될 것이라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앞으로 건설·항공·물류 등 모든 산업에 인공지능이 급속도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왓슨(Watson)

미국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2011년 TV퀴즈쇼인 '제퍼디'에서 인간 챔피언을 꺾으며 등장했다. 2014년부터 IBM의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서비스와 함께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현재 왓슨은 질병 진단 같은 헬스케어 분야부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상품 추천, 고객 자동 응답, 자동 번역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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