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신문은 내친구] 인공지능의 현재

임성현 2016. 12. 2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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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왓슨' 국내 첫선, 10초면 환자분석 끝내..인간 의사 진찰과 일치
美선 AI 편의점도 등장..점원·계산대없이 '척척'

◆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

인공지능 의사 `왓슨 포 온콜로지`로 진찰하는 장면을 상상한 모습. [매경DB]
요즘 언론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용어 중 하나가 AI입니다. 물론 사상 최대 피해를 내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가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얘기입니다. 지난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한국의 이세돌 9단이 벌인 '세기의 대결'을 기억하실 겁니다.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일으키며 인공지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화두가 됐습니다.

미래학자 레이먼드 커즈와일은 2025년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싱귤래리티'가 온다고 전망하기도 했죠. 인공지능은 더 이상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던 상상의 세계가 아닙니다. 현실이 되고 있는 인공지능의 진화는 눈부십니다.

얼마 전 가천대 길병원에선 '인공지능 의사'가 한국에 첫선을 보였습니다. IBM의 인공지능 왓슨이 그 주인공입니다. '왓슨 포 온콜리지(Watson for Oncology)'란 이름의 '인공지능 의사'는 첫 환자를 성공적으로 진료했습니다. 왓슨에 환자의 나이와 몸무게, 전신 상태, 수술 여부, 기존 치료 방법, 조직검사와 혈액검사 결과, 유전자검사 결과를 입력했더니 불과 5~10초 만에 입력된 데이터를 분석해 치료 방법을 내놓았습니다. 61세 대장암 3기 환자에게 두 가지 약물요법을 제안했는데 길병원 의사들의 진단과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이미 왓슨은 세계 곳곳의 병원에서 의사를 보조하는 일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미 290종의 의학저널, 200종의 교과서, 1200만쪽에 달하는 전문자료를 모조리 학습했습니다. 내년이면 전체 암의 약 85%를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미국에선 인공지능 편의점까지 등장했습니다. 점원 대신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대신합니다. 미국 시애틀에서 첫선을 보인 '아마존 고' 매장에서 쇼핑 한번 해볼까요. 매장에 들어서자 점원과 계산대가 없는 모습이 이색적입니다.

먼저 고객들은 '아마존 고'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 내려받은 뒤 매장 입구에서 QR코드를 스캔합니다. 본인 인증이 완료됐습니다. 이제 입장해서 마음껏 쇼핑을 즐기면 됩니다. 매장에 들어가 사고 싶은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아 나오면 끝입니다. 쇼핑을 마치고 매장을 나오면 아마존 계정과 연결된 계좌에서 자동으로 결제됩니다.

언뜻 '무인점포'와 비슷해 보이지만 '아마존 고'에는 많은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됩니다. 고객이 진열대에서 특정 제품을 들어 장바구니에 담으면 매장 재고관리시스템에서 자동으로 고객 스마트폰으로 구매 리스트를 전송해줍니다. 제품 선반에 설치된 카메라와 센서가 고객이 실제 어떤 제품을 샀는지 실시간 확인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도 SK텔레콤이 인공지능에 기반한 음성인식 스피커 '누구'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도 최근 대화형 인공지능 엔진 '아미카'를 선보였습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 시장 규모는 2020년 21억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입니다. 현재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 인공지능의 능력은 성인의 60~70% 수준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솔트룩스가 개발한 국산 인공지능 '아담'의 경우 단어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능력은 사람의 95% 수준에 달합니다.

하지만 남은 5%의 벽은 생각보다 많이 높습니다. 말의 은유와 생략, 말에 담긴 감성을 이해하는 것은 아직 사람의 20~30% 수준에 불과합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전 세계 인공지능 시스템 시장은 2020년까지 5년간 연평균 55% 성장세를 보이며 470억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입니다. 인공지능은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과 결합해 사실상 전 산업과 융합되는 점을 고려하면 그 파급효과는 무한합니다.

아쉽게도 한국은 아직 인공지능 후발주자입니다. 선진국과 6~7년 넘는 기술 격차가 난다고 합니다. 국내 인공지능 관련 예산은 1년에 5000억원 정도라고 합니다.

반면 구글 한 업체가 1년에 투자하는 인공지능 예산만 5조원이나 됩니다. 우수 인재도 부족합니다. 중국에선 1년에 인공지능으로 박사 학위를 받는 학생이 200~300명이지만 한국은 기껏해야 5명 내외라고 합니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는 "한국에 인공지능 업체라고 부를 만한 업체는 100여 개에 불과하지만 미국에는 2000개가 넘는 업체가 활약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대책'을 내놓고 본격적으로 인공지능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늦었지만 잘한 일입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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