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목숨 건 연애' 하지원 "나름 여배우인데, 방귀 신은 걱정되더라"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2016. 12. 2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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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목숨 건 연애>(감독 송민규)에 추리소설가 한제인 역을 맡은 배우 하지원. 정지윤기자
영화 <목숨 건 연애>(감독 송민규)에 추리소설가 한제인 역을 맡은 배우 하지원. 정지윤기자
영화 <목숨 건 연애>(감독 송민규)에 추리소설가 한제인 역을 맡은 배우 하지원. 정지윤기자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기 힘들다.”

영화에서와 달리 현실 속 하지원은 친구와 연인의 경계는 분명해 보였다. 친구는 친구고, 연인은 연인이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영화 <목숨 건 연애>의 추리소설가 한제인은 하지원과 달리 친구와 연인의 경계 위에서 아슬아슬 줄타기한다. 하지원은 한제인과 달리 처음부터 끌려야 한다. 편안함이 달콤함으로 변하지 않는다.

하지원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가명으로 갑자기 소환된 <시크릿 가든>의 길라임, <기황후>의 철의 여인 기황후, <조선미녀삼총사>의 삼총사 리더 진옥 등 로맨틱 코미디와 드라마, 액션까지 소화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전작들과 달리 <목숨 건 연애>는 말랑말랑한 작품이다.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제인은 엉뚱하고 발랄한 캐릭터다. 털털하고 애교가 없는 한제인과 닮은 하지원을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 제목과 달리 ‘목숨 건 연애’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연애에 관한 한 분명하다. 한제인처럼 두 남자 사이에서 줄타기는 어렵다. 하지원에게 친구와 연인은 넘지 못할 선이다. 이런 그에게 이태원지구대 순경인 설록환(천정명)과 날카로운 추리력을 갖춘 정체불명의 매력남 제이슨(진백림)이 있다. 한제인은 두 사람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만을 사랑하는 설록환을 버리지도 못하고,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제이슨의 달콤한 말을 무조건 믿을 수도 없다.

“하하, 두 사람 모두 좋은 사람이다. 천정명은 평상시에 조용하고 낯을 가리는 편이지만, 연기할 때는 오래된 친구처럼 호흡이 척척 맞았다. 시나리오보다 더 입체적으로 캐릭터를 구축했다. 진백림은 처음 호흡을 맞췄다. 제이슨이 신비로운 인물인데 잘 어울리더라.”

추리소설가 한제인은 엉뚱하다. 첫 소설이 큰 성공을 거둔 후 제대로 된 신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신작을 집필에 목마른 한제인은 이태원연쇄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동네 주민들을 의심하면서 ‘동네 민폐녀’로 통한다. 출판사 사장을 살인범으로 오인하기도 하고, 동네 소매치기를 연쇄살인범으로 몰기도 한다. 때로는 엉뚱하게, 때로는 귀여운 모습으로 종횡무진 한다. 하지원은 극 중 거침없는 몸개그부터 여배우로서는 힘든 방귀 신까지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한제인은 민폐녀지만, 거짓을 말하지는 않는다. 몇몇 신고는 오버이지만, 정의로운 시민이다. 그래도 나름 여배우인데 방귀 신은 조금 걱정했다. 송민규 감독에게 방귀소리를 귀여운 노래로 부탁했다. 가편집본과 완성본은 다르더라. 시사회 때 보고 당황스러우면서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송 감독이 방귀소리를 바꿨다고 하더라. 진짜 방귀 뀌는 소리처럼 들리더라.(웃음) 송 감독이 촬영 전에 방귀 장면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줬다. 배가 꼬르륵 거리는 타이밍과 방귀를 참는 연기, 뀌는 표정까지 말해주더라. 방귀 뀔 때는 평화로운 표정을 지으라고 하더라.(웃음) 한제인은 범인을 추적할 때 망토를 입고 다닌다. 캐릭터 구축할 때 제인이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했다. 그러다가 망토를 생각했다. 여성스러운 라인보다는 만화적인 귀여움이 잘 표현됐다. 외모로도 동글동글한 귀여움이 묻어난다. 엉뚱 발랄한 제인에게 딱 맞는 옷을 찾은 느낌이었다.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직접 망토를 구했다.”

<목숨 건 연애>는 스릴러와 코미디, 로맨스, 액션까지 믹스매치한 작품이다. 남다른 정의감을 지녔지만, 겁이 많은 한제인이 좌충우돌하면서 웃음을 선사한다. 달콤해야 할 상황에서 살인용의자가 등장하고, 로맨틱해야 할 순간에서 스릴이 넘친다.

“난 코미디를 잘 하는 배우는 아니다. <색즉시공>때도 일부러 웃음을 주려고 하지 않았다. 주어진 상황에서 캐릭터에 몰입하다 보니 웃긴 상황이 됐다. 제인도 마찬가지다. 진지한 상황에서 웃음이 터지는 코믹한 상황이 이어진다. 결혼식장에서 마네킹인척하는 장면이 있다. 오정세 배우도 못 알아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연기했다. 오정세도 허당 강도고, 나도 허당 작가다. 이 지점에서 터지는 웃음이 있다. 현장의 아이디어를 많이 넣었다. 오정세 배우가 내 얼굴을 향해 주먹을 뻗는 장면은 눈을 깜빡이지 않으려고 여러 번 연습했다.”

진백림과의 대화는 영어로 했다. 촬영할 때는 몰랐지만, 영어 대사 분량이 많았다. 진백림도 영어 대사 연기는 처음이었다. 영어 선생을 초빙해 발음 연습을 했다. 대사가 생각나지 않을 때는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대사를 생각했다. 영어 대사 연기가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

“장르에 대한 낯가림은 없다.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재밌다.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싶다.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역할을 해보고 싶다. 다음 작품은 고르고 있는 중이다. 더 강렬하고 사람 냄새 나는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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