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당국자 "외교에 민심 영향 커..사드 배치 일단 중단해야"

장영은 2016. 12. 21. 12: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팡쿤 中 외교부 아주국 참사관 인터뷰
"중국 내 혐한 감정 계속 커져..사드 배치 프로세스 조속히 중지해야"
"안보리 결의 완전하게 집행할 것..제재 목적 아닌 비핵화 협상 길 열기 위한 것"

[베이징= 외교부공동취재단,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중국 정부 당국자는 21일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는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해치는 결정이라며 관련 절차를 조속히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팡쿤(方坤) 중국 외교부 아주국 참사관은 이날 주한 중국 대사관에서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인 느낌으로 한국이 지금 자신에게 이득은 없는데 남에게 해를 주는 일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드 배치 문제는) 기술적으로만 보면 안 되고, 전략적으로 문제를 봐야 한다”며 “중국 정부 입장은 한국이 사드 배치라는 프로세스를 조속히 중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양국의 각 측면에서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바라며 그렇지 않으면 한중 관계가 앞으로 더 큰 영향 받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팡쿤 참사관은 특히 사드 배치가 중국 국민들의 민심에 반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중 관계의 삼두마차로 △정치적인 믿음 △경제적인 협력 △인문 교류를 꼽고, “인문교류 분야의 가장 중요한 기초는 민심”이라며 “현재 중국의 외교부에 대한 민심의 영향도 크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내 한류를 금지하는 분위기 등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조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중국 정부는 민심을 보면서 정책을 제정한다”, “중국 국민의 감정이 먼저 상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을 보면 혐한 감정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사드 배치로 중국 내에서 한국 연예인이나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팡쿤 참사관은 사드 문제로 인한 한중 관계 악화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상 간의 교류를 통한 양국간 입장 조율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고위급, 정상 간의 교류가 아주 중요하다”며 “지금은 조건이 마련되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드를 먼저 중단하고 조건이 마련되면 다시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팡쿤 참사관은 최근 무력 충돌까지 일으키며 양국 관계의 갈등 이슈로 떠오른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문제에 대해서도 한중간 분위기가 좋아지면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그는 중국 정부 차원에서 사드 배치 결정을 재고해달라는 요구를 미국측에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팡쿤 참사관은 “오바마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도, 외교 채널을 통해서도, 계속 사드 문제를 미국측에 제기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에는 주한미군 보호 외에도 다른 목적이 있기 때문에 중국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중국에 호의적이고, 중국에 진짜 나쁘게 하려는 마음은 없지 않냐. 전략적으로도 그럴 필요 없다”며 “그래서 한국에 계속 부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팡쿤 참사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신규 대북제재 결의 2321호와 관련, “중국의 지방정부는 이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국제 핵 비확산 체제를 지지하는 차원에서 출발해 우리가 손실을 볼 수 있지만 이 결의를 진지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안보리 결의를 엄격하게 집행하는 것은 제재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결의의 집행을 통해 북한이 핵보유 노선이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을 희망한다. 북한이 비핵화 및 대화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올바른 궤도에 다시 오르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영은 (bluerain@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