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교정, 싸다고 무조건 했다간 낭패

최근 한 치과가 치과교정 토탈비용 약 300만원에 환자를 모집해 선납 일시금으로 비용을 받은 뒤 임의로 폐업해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이 있었다.

이 치과는 지난 10월부터 진료비를 싸게 해준다는 이벤트를 통해 환자를 모았으며, 진료비를 미리 내면 추가할인을 해준다는 명목으로 선납을 권유했다. 이를 통해 진료비만 내고 치료를 받지 못한 피해액만 1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치과교정 비용은 경쟁에 의해 하향평준화돼 월치료비, 유지장치비 등을 포함한 교정 전체 치료기간에 내는 전체비용은 클리피씨 장치기준 400~450만원 선에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위 사례처럼 환자들이 진료비만 내고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가격 덤핑 후 교정진행시 별도의 월치료비, 유지장치비, 발치비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합리적인 가격을 거짓없이 제시하는 치과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교정치료는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전체과정의 비용(지불하는 모든 비용의 합)을 기준으로 비교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비용에서도 현격한 가격차이를 보이는 덤핑치과가 있다면 무작정 좋아하기 보다는 합리적인 의심과 문제제기가 필요하다.

병원의 임대료, 교정원장이나 스탭의 인건비, 재료비, 광고비 등을 고려할 때 가격이 지나치게 싼 병원의 경우 결국 교정원장에게 하루에 무리한 숫자의 환자 예약을 잡아 수익성을 맞추게 되기 때문이다.

하루 40~100명씩 예약을 하게 되면 아무리 유능한 교정의사라도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교정치료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과중한 업무와 본인의 기량을 발휘할 수 없는 환경에서 심적으로도 힘들어져 교정원장이 그만두게 되면 교정환자는 교정원장이 바뀌어 혼란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워낙 저가의 치료이므로 교정치료에서는 수익을 크게 볼 수 없어 충치 등 기타 진료의 과잉치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치아교정과 같은 심미치료의 경우 치료의 목적뿐만 아니라 심미적인 요인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연예인들이 많이 다녀 입소문이 난 치과를 찾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또한 치아교정 환자를 위한 센터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치과나 최소 7년 이상 운영된 오래된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만큼의 진료 노하우가 쌓여 있을 뿐만 아니라 심한 경쟁에서도 살아남은 실력을 갖춘 곳이기 때문이다.

압구정 더치과 하여란 원장은 “치아교정은 치료기간이 약 2년 정도로 오랜 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굉장히 전문적인 치료”라며 “치료 후에도 재발방지를 위해 오랫동안 정기적인 검진 및 관리가 필요한 치료”라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교정치과를 선택할 때에는 그 치과가 신생으로 반짝 생겨난 곳이 아닌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치과인지 그 교정치료 원장이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 책임감을 가지고 계속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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