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C "4차 산업혁명 우리가 주도한다"

서찬동,진영태,이영욱,안갑성,송민근,최현재 2016. 12. 21.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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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슬럼지대, 2002년부터 인프라공사 시작
첨단 IT벤처·디지털미디어 중심지로 환골탈태
입주업체 476곳, 영업이익·순이익 줄줄이 증가

◆ SBA DMC클러스터 ◆

서울 상암동의 DMC(디지털미디어시티) 클러스터 전경. [매경DB]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는 전 세계 정보기술(IT) 혁신과 벤처의 사실상 '수도'로 유명하지만 뉴욕에 있는 '실리콘앨리(Silicon Alley)'는 아직 한국인들에게 생소한 편이다. 1990년대 초중반 뉴욕의 경기 침체 이후 1994년 미국은 민·관·학 합동으로 인프라스트럭처 구축과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인센티브로 경쟁력을 갖춘 사업 환경 조성에 나선다. 이때 각종 뉴미디어 산업 발전 방안까지 포함한 '로어 맨해튼 재활성화 계획(Lower Manhattan Economic Revitalization Plan)'이 추진되면서 오늘날 실리콘앨리의 모습이 갖춰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맨해튼 41번가의 사무실에 뉴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웹 디자인, 인터넷 서비스, 광고, 출판, 영상 제작업체 등이 모이면서 많은 콘텐츠 디자인 및 개발 벤처 창업이 활성화된다.

실리콘앨리의 성장에는 뉴욕시 차원의 지원정책도 큰 도움이 됐다. 뉴욕시는 입주기업들을 위한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적절한 크기의 사무실을 저렴하게 임대하는 등 시 차원의 지원정책을 펼쳤다. 또 뉴욕시에서 설립한 정보기술센터(ITC)에서 실리콘앨리의 기업들이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도록 다양한 시설을 지원한 점도 성공 요인이다.

한국에도 실리콘앨리와 비슷한 환경이 갖춰진 곳이 있다. 바로 서울 상암동의 DMC(디지털미디어시티) 클러스터다. 과거 소설가 조세희가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의 배경으로 삼았던 상암동 인근은 1970년대까지 도시 빈민층이 거주하던 슬럼 지대였다. 1998년 서울시가 '새서울타운 조성계획'을 발표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상암동 일대는 2002년부터 본격적인 인프라 공사가 시작되며 전환점이 마련된다. 쓰레기 더미와 폐기물 매립장이 지금의 첨단 IT벤처와 디지털미디어의 중심지로 탈바꿈한 것이다.

DMC 클러스터가 '한국판 실리콘앨리'로 떠오르고 있다. DMC 클러스터는 기존 산업단지와 달리 IT와 문화를 융합한 국내 최초 미디어·엔터테인먼트, IT산업 클러스터로 개발돼 매년 꾸준히 입주기업과 종사자가 늘고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핀테크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IT벤처 기업부터 정보통신기술과 융·복합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클러스터 확대·발전의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 서울산업진흥원(SBA)에서 입수한 '2016년 DMC 입주기업 전수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으로 DMC 클러스터에 입주한 기업체는 476개, 종사자 수는 4만1701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이 274개로 가장 많은 58%의 비중을 차지했고, 뒤를 이어 IT·소프트웨어(SW) 기업이 3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노멀(New Normal)' 시대 장기 저성장 기조가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DMC 클러스터 입주기업들은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내실도 기하고 있다. 입주기업 전수조사 결과 입주기업 가운데 중소기업들의 평균 매출액은 2014년 67억원에서 지난해 64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 평균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014년 1억6000만원, 2억4000만원에 비해 지난해 1억8000만원, 3억3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양적 성장과 내실 경영을 모두 잡은 DMC 클러스터 입주기업들 중 37.7%가량은 신사업 진출 혹은 사업 확장에 따라 신규 인력 채용을 계획하고 있을 정도로 '좋은 일자리' 만들기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DMC 클러스터의 이 같은 성장에는 서울시의 전폭적인 지원도 보탬이 됐다. DMC 클러스터에 국내외 유수 기업과 기관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가 마련됐다. 법인세, 소득세, 취득세, 등록세, 재산세, 종합토지세 등의 세금을 최초 7년간 100%, 이후 3년간 50% 감면하고 토지 및 건물의 장기 임대도 가능하다.

산업용지도 조성원가에 가까운 낮은 가격에 공급됐다. 특히 서울시 산하 중소기업 지원 기관인 SBA는 DMC 클러스터의 성공에 필수적인 기업활동 지원과 입주기업 간 네트워킹을 강화하기 위해 각종 맞춤형 기업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기업 간 협력에 기반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포럼도 열고 있다. SBA의 다양한 DMC 클러스터 지원 및 활성화 정책 가운데 중요한 두 개의 축을 이루고 있는 사업이 DMC 코넷(CoNet)을 중심으로 한 클러스터 협치·네트워크 구축과 민관 협업으로 국가 연구개발(R&D) 과제를 발굴하는 산학연 협력 활성화다. DMC 코넷은 DMC첨단산업센터와 산학협력연구센터의 협의체로서 클러스터 활성화의 구심점이 되는 기업들의 모임이다. 2013년 이래 입주기업들의 든든한 동반자로 기능하고 있다. 입주기업 발전을 위해 R&D사업, 인재 양성, 회원사 복지, 기업 간 네트워크 협력을 구축해 새로운 기술 개발을 통한 다양한 사업을 수행한다.

위장복 DMC 코넷 이사장은 "회원사의 애로사항 해결, 원활한 네트워킹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 등을 위해 정부 및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마련하겠다"며 "앞으로도 입주기업들을 위한 더 많은 지원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DMC 코넷이 앞장설 것"이라고 전했다.

SBA는 DMC 코넷을 중심으로 DMC 단지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 모색은 물론 클러스터 협력 네트워크 구축과 민관 협업 발굴에 힘쓰고 있다. 정지선 대표가 이끌고 있는 스마트카드·모바일 앱 전문기업 퓨처앤모어가 대표적인 우수 사례다. 퓨처앤모어는 자사가 보유한 스마트카드 운영체계(COS·Chip Operating System)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앱 개발을 통해 금융, 통신, 교통, ID, 보안 등 다양한 분야의 스마트카드를 개발한 회사다. 교통카드 외에도 개인 신분 확인이 가능한 모바일 신원 확인 시스템이나 지문 인식 기반 스마트OTP(일회용 비밀번호) 앱을 개발해 지문 인식과 OTP 생성을 한 개의 앱에서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

지금까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교통카드를 100만장 공급한 것에 더해 서울시 신교통시스템과 T머니 카드, 한국스마트카드 일회권 카드 등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학교와 병원 등 스마트카드 시스템 구축 노하우를 살려 다양한 사업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퓨처앤모어는 서강대, 상명대 등 대학교와 산학연 협약 체결, 인력 채용에서 DMC 코넷의 도움을 받았다.

정 대표는 "DMC 코넷과 함께 입주사와 대학교 협약을 연계한 산학연 협약 체결 등을 비롯해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 국가 R&D 공동개발 지원, 대학 추천 우수인재 인력채용박람회 개최 등이 도움이 됐다"며 "중소기업을 위한 특허, 경영관리, 신기술 등 전문 강좌와 주변 시세의 50%에 불과한 임대료 등 쾌적한 근무환경까지 만족스러운 각종 지원제도가 많다"고 덧붙였다.

[기획취재팀 = 서찬동 차장(팀장) / 진영태 기자 / 이영욱 기자 / 안갑성 기자 / 송민근 기자 /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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