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연예인보다 이공계 연구원 될래요"

박승혁 기자 2016. 12. 21.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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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중·고 희망직업 선호도 조사
알파고 열풍·취업시장 강세로 이공계 직업 순위 크게 올라
교사는 10년째 부동의 1위, '쿡방' 영향으로 요리사도 인기

올봄 우리나라를 휩쓴 '알파고 쇼크'가 학생들의 장래 희망마저 바꿔놓았다. 한국 초·중·고교 학생들이 선호하는 미래 희망직업을 조사한 결과, 이공계 연구직 업종들이 상위 10위권에 전례 없이 여럿 올랐다. 반면 의사·법조인 등 전통적인 희망직업이나 근래 인기가 높았던 연예인 등은 선호도가 떨어졌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하 직능원)은 20일 이런 통계를 담은 '2016년 진로 교육 현황 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의 학생 2만7264명, 학부모 1만8688명, 교원 2787명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알파고 효과는 중·고교생의 희망직업 순위에 그대로 반영됐다. 2012년 조사에서 10위권 밖이었던 '생명·자연 과학자'가 올해 중학생 7위, 고교생 3위 희망직업으로 뛰어올랐다. '정보 시스템 및 보안 전문가'는 올해 희망직업 8위(중학생)와 6위(고교생)에, '기계공학 기술자 및 연구원'도 고교생이 희망한 직업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했던 2000년대 말엽의 조사에서는 중·고교생 모두 이공계 관련 직업이 10위 안에 단 1개도 없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인공지능 '알파고' 열풍이 학생들 호기심을 자극한 데다, 취업 시장에서 이공계가 강세라는 현실적 판단이 맞물려 이공계 및 연구직 직업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기가 상승한 또 다른 희망직업은 요리사다. 올해 조사에서 초등학생 선호도 4위, 중학생 6위, 고등학생 7위 등 각급 학교에서 고루 10위권에 들었다. 최근 TV 연예 프로그램에서 유행한 '쿡방(요리 방송)'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희망 직업 1위는 응답 초등학생의 9.6%, 중학생의 13.5%, 고등학생의 12%가 꼽은 교사였다. 특히 중·고교에서는 2007년 이후 10년째 부동의 1위다. 장현진 직능원 부연구위원은 "학생들이 평소 가장 많이 접하는 직업이라 친숙하기도 하고, 1990년대 외환 위기와 2000년대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직업 안정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선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정적 직업으로 꼽히는 경찰과 군인 등도 올해 조사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2012년 조사 당시 초·중·고 모두에서 3~4위에 올랐던 '연예인'은 올해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연예인의 한 분류인 '가수'가 초등학생 사이에서 7위, 중학생 사이에서 9위로 내려앉았고 고등학생 사이에선 10위권에 들지도 못했다. 희망직업 가운데 전통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의사, 법관의 순위도 조금씩 내려갔다. 교육부 관계자는 "2010년부터 전국 중·고교에 진로 진학 교사를 적어도 1명씩 배치해 진로 상담과 체험 교육을 한 것도 학생들의 희망직업 다양성을 높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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