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ea first"..혁신양분 뿌려주는 '스프링클러 플랫폼' 구축해야
中 국무원, 공급·수요자 연결 공격적 육성
美 정부-연구개발, 민간-상용화 호흡 척척
◆ 4차 산업혁명 성공의 조건 1부 ② / 선도국서 배우는 생태계 혁신 전략 ◆
황 회장은 "중국 정부는 3D 프린터 보급과 활용을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을 대학·연구소·대기업과 연결해 주고 협력 플랫폼을 만들어 줌으로써 3D 프린터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피맥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직원 수 100여 명의 중소기업이었지만 지금은 직원 수 1000여 명 규모의 중국 10대 3D 프린터 업체로 성장했다.
4차 산업혁명에 선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독일·미국·중국이 과연 어떤 비법을 갖고 있는지 살펴봤다. 비법은 혁신을 공급하는 이들이 '미친 듯이' 일할 수 있도록 혁신을 격려하고 받아주는 생태계 조성에 있었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플랫폼 사업자들끼리도 더 큰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손을 잡는다. 독일 대기업인 보쉬는 GE 프리딕스와 겹치는 산업인터넷 플랫폼을 갖고 있지만 최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핵심 사물인터넷(IoT) 소프트웨어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서로의 단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자는 데 의기투합한 것이다.
독일의 이 같은 협력 문화는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비롯됐다. 2011년 시작된 독일 '인더스트리 4.0' 프로젝트의 핵심이 바로 스마트 제조업의 플랫폼과 생태계 조성이다. 2012년 독일 정부는 인공지능연구소(DFKI)와 BMW, 보쉬 등 대기업을 손잡게 하면서 스마트 제조업 플랫폼을 공동으로 연구하게 만들었다.
이 작업이 성공을 거두자 독일 정부는 2015년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이라는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았다. 2020년까지 독일 전체 공장의 90% 이상을 스마트 공장으로 만들어서 100조원 이상 부가가치를 만들겠다는 이 프로젝트에는 BMW, 보쉬, 바스프 등 16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는 독일 정부가 2014년 '학문의 해(Das Wissenschaftsjahr)'를 열면서 노조, 예술가, 미디어 산업 관계자 등 사실상 모든 집단을 포함한 플랫폼을 만든 것이 한몫했다.
놀라운 사실은 독일이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연평균 650억원의 예산만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정부가 발표한 '제조업 혁신 3.0' 계획에 포함된 24조원의 민관 합동 자금(2017년까지)과 비교도 안 되는 푼돈인 셈이다.
데니스 괴를리흐 독일 키엘 세계경제연구소 전무는 지난 10월 세계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플랫폼과 시스템만 잘 갖춰져 있어도 돈을 많이 쓰지 않고 산업정책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독일 정부의 아이디어였다"고 말했다.
미국 4차 산업혁명 전략의 핵심도 어떤 혁신적 아이디어가 나오면 복수의 기업, 주정부, 민간 단체가 달라붙어서 지원해 줄 수 있는 협업 플랫폼이다. '아이디어 퍼스트' 방식의 조직체인 셈이다.
현재 3D 프린팅, 하이브리드 전기소자, 클린에너지, 신소재 등 분야별로 총 14개 제조업혁신센터(MII)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정부와 민간은 앞으로 5년간 총 16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일부 기술 면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국보다 앞서 있는 중국은 정부가 나서서 혁신공급자와 혁신수요자를 매칭해주는 공격적 스타일이다. 특히 '인터넷플러스'라는 중국 국무원 정책 프로그램은 '제조업과 정보기술(IT)의 결합'을 위한 혁신 플랫폼 조성을 정부가 뚫어 주겠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버스를 만든 바이두가 주행 실험을 한다고 하면 국무원이 10개 지방도시에 시범운행을 하도록 주선해 준다거나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이들이 더 많은 민간 엔지니어들과 일하게끔 하기 위해 공립 인공지능연구소에 알리바바를 붙여 주는 식이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산업의 경계, 국가의 경계마저 무너지는 전 세계적 패러다임 전환이 4차 산업혁명 시대"라며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국내 대기업들도 서로 협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신현규 차장(팀장) / 선전(중국) = 김대기 기자 / 신찬옥 기자 / 임성현 기자 / 원호섭 기자 / 박은진 기자 / 오찬종 기자 / 김연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한 방의 꿈' 복권도 이제 돈이 있어야 산다
- 에릭 슈밋 "인공지능 잠재력 무한..인류에 큰 혜택 준다"
- 정부, AI 항원뱅크 만든다는데..활용못해 '뒷북' 지적
- 달러당 원화값 1190원대로..6개월來 최저치 하락
- 연말정산에서 꼭 유의해야 할 항목들 살펴보니..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엔비디아, 시스코처럼 폭락 전철 밟을까
- 하이브 “法 판단 존중…민희진 해임건 찬성 의결권 행사 않을 것”(전문)[공식입장]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