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AI 사업 절름발이로 전락하나..흔들리는 안드로이드 동맹

심민관 기자 2016. 12. 2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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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동맹이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8’에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탑재할 계획이었지만, 구글의 반대에 부딪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잇따라 나와 양사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2014년 구글과 맺은 특허공유계약 내 비(非)경쟁합의(non-compete pact) 조항 때문에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 중인 AI 플랫폼이 차기 스마트폰에 탑재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외신을 중심으로 속속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의 유력 AI 스타트업 비브랩스를 인수해, 갤럭시S8에 들어갈 음성 인식 기반 AI 기능과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 “구글이 발목 잡으면, 삼성 갤럭시 AI 사업 절름발이로 전락”

미국 투자분석업체 에디슨인베스트먼트리서치(에디슨리서치)는 “구글과 삼성전자가 2014년 맺은 특허공유계약에 따라 삼성전자는 구글이 안드로이드에 탑재하는 유사한 서비스를 스마트폰에 넣을 수 없다”며 “구글이 이런 이유를 들어 갤럭시S8에 삼성이 자체 개발한 음성인식 인공지능 서비스를 적용하지 못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구글과 ‘포괄적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크로스 라이선스는 상대방 기술의 특허·노하우를 도입하는 대가로 자신의 특허·노하우 등을 제공하는 제휴 방식이다. 이때 비경쟁합의 조항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 범위와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삼성전자가 구글이 주도해 개발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대신 OS 내 경쟁을 금하는 조항이 있었을 것으로 관련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영국의 정보기술(IT) 전문지 더레지스터(theregister)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지난 2014년 구글과 맺은 비경쟁합의 때문에 인공지능 시장 경쟁자들과의 경쟁에서 절름발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 갤S8에 삼성 비브랩스 AI가 아닌 구글 어시스턴트 탑재?

아담 체이어 비브랩스 공동창업자가 11월 4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체이어 공동창업자, 다그 키틀로스 비브랩스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의 핵심 콘셉트를 ‘인공지능을 통한 혁신’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시리(Siri)와 구글 어시스턴트와 비슷한 음성인식 기반의 AI 비서 서비스를 갤럭시S8에 탑재하겠다는 것이다.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11월 열린 비브 랩스 인수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S8이 삼성전자의 음성인식 AI을 탑재한 첫 번째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기존 AI 비서와는 눈에 보일 정도로 차별화되며, 우수한 기능이 들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외신의 관측대로 구글이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을 경우 갤럭시S8에 삼성의 비브랩스 AI가 아닌 구글의 음성인식 AI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될 수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지난 10월 구글이 자체 개발해 출시한 스마트폰 ‘픽셀’에도 들어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글과의 계약 내용은 비밀유지의무가 있기 때문에 비경쟁합의에 대한 구체적 범위와 내용을 밝힐 순 없다”며 “아직 출시되지도 않은 갤럭시S8에 탑재될 AI 플랫폼에 대한 질문에도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삼성 - 구글 안드로이드 동맹 균열 확산 중”

삼성과 구글의 긴장 관계가 노출되면서 지난 7년간 반(反)애플 전선을 형성하며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해 온 ‘삼성- 구글 안드로이드 동맹’이 깨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설득력 있게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가상현실(VR), IoT 등 신성장사업 전반에서 두 회사의 미묘하게 갈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자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픽셀’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 블룸버그 제공

대표적인 것이 구글이 지난 10월 4일 미국에서 출시한 스마트폰 ‘픽셀’과 ‘픽셀XL’이다. 구글은 OS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제조에도 뛰어들어 삼성전자 등 전 세계 안드로이드 제조업체를 긴장시키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픽셀폰을 통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을 직접 통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면서 “세계 최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에는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구글은 데이드림 VR 헤드셋도 개발했다. 가격은 삼성전자의 ‘기어VR’보다 20달러 싼 79달러(약 9만4000원)다. 2015년 5월에는 삼성전자가 IoT 기반 기술 ‘아틱’을 내놓자 구글은 IoT 기반 기술 ‘브릴로’와 ‘위브’로 맞섰다. 지난해 8월 삼성전자가 모바일결제서비스 ‘삼성페이’를 내놓자 구글은 ‘안드로이드 페이’를 출시했다.

IT전문 로펌 테크앤로의 구태언 대표변호사 “구글이 주도하는 안드로이드에 OS를 의존하는 삼성으로서는 비경쟁합의 조항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면서 “삼성전자가 자체 OS를 개발해 구글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인텔, 리눅스재단과 함께 스마트폰 운영체제 ‘타이젠’ 개발에 주력했지만, 인텔이 소극적으로 나오는 바람에 확산에는 실패했다. 삼성전자의 타이젠 OS는 인도 시장에서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인도 시장에서 첫 번째 타이젠폰 Z1을 출시했고 이후 같은해 10월 Z3, 올해 8월 Z2를 잇따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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