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보잉 이어 에어버스와 계약..트럼프 출범 전 잰걸음(종합2보)

보잉 80대·에어버스 100대 계약 성사
내년 1월 중 첫 에어버스 여객기 이란에 인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이 프랑스 항공기 제작회사 에어버스와 100억 달러(약 11조8천억 원) 규모의 항공기 구매 계약이 임박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교통부 장관은 이란 ILNA통신에 에어버스 항공기 100대를 구매하는 이 같은 계약을 이번 주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합의안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출범하는 내년 1월20일 전에 이란 정부가 항공기 구매와 같은 초대형 계약을 마무리지으려고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이란 국영 IRNA통신은 18일 파르하드 파르바레시 이란항공 사장을 인용, "에어버스 여객기 100대를 구매하는 계약에 마무리됐다"며 "이 가운데 내년 중 7∼8대가 인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TR(에어버스와 이탈리아 핀메카니카의 합작사)와 계약도 성사돼 8대가 이란으로 인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항공은 올해 2월 ATR와 터보프롭 항공기 ATR-72 기종 40대(11억 달러 규모)를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 1월 이란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해제된 직후 에어버스에서 민항기 118대를 도입하기로 합의한 뒤 계약을 추진해 왔다.

당시엔 초대형 여객기 A380 12대가 포함됐지만, 최종 단계에서 빠져 전체 계약 규모가 다소 줄어들었다.

아스가르 파크리예 커션 이란 도로·도시개발부 차관은 19일 로이터통신에 "에어버스 A321 여객기가 내년 1월 중순에 처음 이란에 도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어버스의 생산기지가 있는 독일 함부르크의 공항의 격납고에서 이란항공 로고와 이름이 박힌 여객기가 15일 촬영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이란 국영 항공사인 이란항공이 미국 보잉사와 항공기 80대(166억 달러·약 19조 5천억 원) 구매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파르바레시 사장은 "보잉사 여객기는 2018년 4월 이란에 도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계약에 대해 커션 차관은 18일 "미국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보잉사에 80대 중 15대를 인도할 수 있는 허가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커션 차관은 "보잉사의 초도분 15대의 구입 대금 중 6대는 보잉사가 마련하기로 했고 나머지 9대는 임대후소유 방식으로 지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항공기 제조사들(보잉·에어버스사) 대한 선지급금 10억 달러 중 3억3천만 달러는 정부의 개발펀드로, 1억2천만 달러는 수쿠크(이슬람 채권)로 충당할 것"이라며 "나머지 5억 달러는 해외 리스회사에서 마련해 현금으로 지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란은 에어버스 42대, 보잉 35대 등 여객기 77대의 구매대금을 대는 협약을 해외 리스회사 2곳 이상과 맺었다"며 "서방 수출보증 회사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커션 장관이 언급한 해외 리스회사는 금융 거래가 자유로운 인근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여객기 펀드를 조성, 항공사에 장기임대(리스)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얻는 투자사라는 게 관련 업계의 추정이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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