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가요계 결산] 아이돌 세대 교체·촛불집회 위로·굿바이 팝스타

이재훈 2016. 12. 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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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올해 한국 가요계 역시 다사다난했다. 가요계 주축인 아이돌 그룹 시장이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몇년 동안 대세이던 힙합이 마침내 주류 문화로 떠오르기도 했다.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도입에 대한 보복으로 한류에 대한 전면 금지 조치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활발하던 현지 진출이 주춤한 모양새이기도 하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열린 촛불집회에서 대중 가요의 힘을 발휘하기도 했다. 반면 성추문을 비롯한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아이돌 세대교체

올해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가 명실상부 톱 그룹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인기 아이돌그룹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정규 2집 '윙스'로 각종 앨범 차트, 트와이스는 미니 앨범 2집 '트와이스 코스터 : 레인 1' 타이틀곡 '치어 업'으로 음원차트를 휩쓸었다. 두 팀은 각종 음악 시상식에서 앨범, 음원 관련 대상을 휩쓸었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윙스'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한국 가수 최고 순위인 26위를 기록했다.

반면 2009년 데뷔한 숱한 아이돌 그룹은 '7년 징크스'를 피해가지 못했다. '2NE1' '포미닛' '레인보우' 등 7년차를 맞은 걸그룹이 잇따라 해체했다. 보통 재계약 기간과 맞물린 5~7년을 그룹의 위기로 본다. 멤버들의 개별 활동이 점차 늘고, 조명 받는 정도 역시 달라지면서 소속사에서 멤버들 간 균형 조절이 쉽지 않다.

팀이 재편된 7년 차 그룹도 있다. '시크릿'은 한선화가 연기에 집중하겠다며 탈퇴했다. 지난 4월 장현승이 팀을 탈퇴한 비스트는 5인 그룹으로 재편한 뒤, 기존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를 나와 독립 레이블 '어라운드어스(Around US) 엔터테인먼트를 차렸다.

반면 한류그룹 '빅뱅'은 10년 차를 맞은 올해 정규 3집 ''메이드 더 풀 앨범'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응답하라 1997'(2012)부터 불기 시작한 1세대 아이돌에 대한 재조명은 올해 절정에 달했다. '젝스키스'가 16년 만에 성공적으로 재결성했다. 14년 만에 재결합한 'S.E.S'는 연말부터 콘서트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한다. 내년 데뷔 20주년을 맞는 'NRG'는 12년 만에 새 앨범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밖에 음악채널 엠넷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를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오아이(I.O.I)'는 여러 소속사 연습생들이 뭉쳐 주목 받았다.

◇힙합은 이제 주류

'쇼미더머니'를 통해 몇년 동안 대세로 자리매김한 힙합은 올해 명실상부 주류 장르로 떠올랐다. '쇼미더머니'의 스핀 오프로 여성 래퍼들이 대결을 펼치는 '언프리티랩스타'를 비롯해 '힙합의 민족' 등 힙합 관련 프로그램이 대거 쏟아졌다. 엠넷은 내년 2월 10대들의 랩대결을 담은 '고등래퍼'를 내보낸다.

이와 함께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랩과 역사를 결합한 '위대한 유산'을 선보였다. 올해 2회째를 맞은 서울힙합영화제가 열렸으며 오는 22~24일에는 '제1회 코리아 힙합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올해 급부상한 비와이를 필두로 지코, 도끼, 딘딘 등 래퍼들은 음악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 CF까지 휩쓸며 아이돌을 넘어서는 인기를 자랑했다. 지코는 아이돌 그룹 '블락비' 멤버지만 솔로 래퍼 겸 프로듀서로서 더 자각됐다. 산이는 한글을 소재로 한 공익광고에 출연하기도 했다.

◇OST 여전히 강세

음원차트 상위권 단골손님인 드라마 OST의 열풍은 올해도 이어졌다. 상반기에는 '응답하라 1988', '태양의 후예', '또 오해영' 등 인기 드라마 삽입곡이 음원차트를 휩쓸었다. 하반기에는 '푸른 바다의 전설'과 '도깨비'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특히 17일 공개된 '도깨비' OST인 크러쉬의 '뷰티풀'은 빅뱅의 '에라 모르겠다'와 음원차트 1, 2위를 다투고 있다.

◇깜짝 스타

올해도 예상못했던 깜짝 스타들이 대거 등장했다. 인디 밴드 '스탠딩 에그'는 '여름밤에 우린'으로 아이돌이 장악한 여름 시장에서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위대한 탄생 시즌3' 우승자 한동근은 '복면가왕'과 '듀엣가요제' 등에서 활약으로 2년 전 발표한 데뷔곡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로 '역주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성 듀오 '볼빨간사춘기'도 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며 '우주를 줄게'를 1위에 올렸다.

◇사드 여파로 중국 내 한류 주춤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도입에 대한 보복으로 진행한 한류금지령(限韓令·한한령) 영향으로 하반기에 중국 내 한류가 주춤했다.

상하이 문화광고영상관리국이 최근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의 오는 22일 상하이 공연 신청에 대해 허가를 내주면서 한한령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엑소 난징 콘서트가 잠정 연기되는 등 우선 가요계는 자켜보자는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소규모 K팝 공연은 허가하되 1만명 이상이 모이는 대규모 공연은 계속 규제할 거라는 주장을 내놓아 현지에서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촛불집회로 새삼 발견된 위로의 힘

전인권의 '걱정 말아요 그래', 양희은의 '아침이슬', 안치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한영애 '조율', 이은미 '가슴이 뛴다' 등 촛불 집회 때 울려퍼진 곡들은 '최순실 게이트'로 상실감을 떠안은 시민들을 위로했다. 이승환은 전인권, 이효리 등과 함께 현 시국에 상처 받은 국민들을 위로하는 '길가에 버려지다'를 무료 공개하기도 했다. 조PD와 윤일상의 '시대유감 2016', 산이 '나쁜X', DJ DOC의 '수취인분명' 등 힙합 신에서는 시국을 비판하는 곡들이 대거 쏟아졌다.

반면 싸이, 이승철, 김장훈 등은 최순실·차은택 관련 루머에 휩쓸리며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윤복희는 SNS를 통해 촛불집회를 격하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구설에 올랐다.

◇굿바이 팝스타

1월 글램 록스타 데이비드 보위를 필두로 팝계의 별들이 잇따라 세상을 떠난 해이기도 했다. 미국의 전설적인 컨트리 록밴드 '이글스'의 한쪽 날개였던 글렌 프레이, '제5의 비틀스 멤버'로 통한 영국의 음반 프로듀서 조지 마틴, 마이클 잭슨·마돈나와 함께 1980년대를 주름 잡은 미국 팝의 전설 프린스 등이 숨을 거뒀다.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과 함께 팝 신에서 매년 이 상의 유력한 후보였던 캐나다의 '음유 시인' 레너드 코언도 세상과 작별했다. 한국에서는 들국화의 전 기타리스트 조덕환이 하늘나라로 떠났다.

◇성추문 등 사건사고

올해 가요계는 희대의 성추문에 휩싸였다. JYJ 박유천은 지난 6월 네 명의 여성으로부터 성폭행 피소를 당했다. 성폭행과 관련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정준영과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 이주노 역시 성추문에 휩싸였다. 슈퍼주니어 멤버 강인, 가수 이정, 래퍼 버벌진트은 음주운전으로 구설에 올랐다.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는 MBC TV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대만 국기를 아무런 의도 없이 흔든 것이 본방송도 아닌 인터넷 방송에서 노출되면서 애꿎게 양안관계(兩岸關係)의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 AOA 멤버 설현과 지민은 안중근 의사를 알아보지 못하고 정치인 김두한의 일본식 표현인 '긴또깡'을 말했다고 '역사의식 부재' 시비에 휩쓸리기도 했다. 소녀시대 멤버 티파니는 광복절에 전범기 디자인이 들어간 이모티콘을 SNS에 올렸다가 빈축을 사기도 했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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