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김영재 서명, 다른사람이 한듯" vs "단정하기 어려워"

2016. 12. 1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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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세월호 당일 진료기록부 놓고 필적 전문가들 분석 엇갈려
특검, 국과수에 감정 의뢰하기로
[동아일보]
 박근혜 대통령을 비선 진료한 ‘최순실 씨 단골 의사’인 김영재 원장이 세월호 참사 당일 자신의 장모를 진료한 뒤 남긴 진료기록부 서명이 위조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참사 당일 “오전에 장모를 진료하고 지인들과 골프를 쳤다”는 김 원장의 해명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18일 채널A-동아일보 취재팀은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김 원장 장모의 진료기록부에 있는 김 원장 서명이 평소 김 원장의 서명과 동일한지 알아보기 위해 필적 감정 전문가에게 분석을 의뢰했다. 대조를 위해 2014년 4월 김 원장이 작성한 다른 환자의 진료기록부와 김영재의원의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대장을 제공했다.

 이날 해당 문서를 분석한 서한서 예일문서감정원장은 “동일인이 작성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2014년 4월 16일 진료기록부상 서명은) 타인에 의해 작성됐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서 원장은 우선 그 근거로 2014년 4월 16일 장모의 진료기록부 서명의 자음 ‘ㄱ’의 삐침과 휘어지는 각도와 모음 ‘ㅣ’를 내려쓰는 각도 등이 평소와 다르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 장모의 진료기록부 서명에서는 보이지 않는 자음 ‘ㄱ’의 삐침이 다른 문서에는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ㄱ’의 휘어지는 각도도 다른 문서와 크게 다르다. 또 모음 ‘ㅣ’의 기울기도 달랐다. 장모의 진료기록부에서는 수직에 가까운 반면 다른 문서에서는 사선에 더 가까운 모습이다.

 그는 “장모 진료기록부의 ‘ㅁ’은 왼쪽 위에서 시작해 오른쪽 아래로 내려쓰며 ‘ㄱ’보다 아래에 있지만 향정신성 관리대장 등 다른 서명의 ‘ㅁ’은 정반대 방향으로 썼고 그 위치도 ‘ㄱ’과 거의 동일선상에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 장모의 진료기록부는 세월호 참사 당일 김 원장의 행적에 대한 알리바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물증이다. 그는 참사 당일 청와대에 들어가 박 대통령을 진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자 “오전에 장모를 진료한 뒤 지인들과 인천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감정을 의뢰한 또 다른 필적 전문가의 의견은 달랐다. 이희일 국제법과학감정원장은 “향정신성 관리대장의 모든 서명을 김 원장이 작성했다고 본다면 (세월호 참사 당일) 진료기록부도 김 원장이 작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13년 5월 1일∼2014년 6월 23일 작성된 김영재의원의 향정신성 관리대장에 남아있는 서명 대부분은 흘려 쓴 것이지만 일부 또박또박 정자체로 쓴 것도 있다. 이 원장은 “이 중 정자체 서명은 세월호 참사 당일 장모의 진료기록부 서명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영재의원의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대장 원본은 폐기한 뒤 외부에는 위조된 이중장부를 제출했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더욱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실제 지난달 초 김영재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서울 강남구 보건소에 제출한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대장은 한 사람이 한꺼번에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로 그 필체나 글자 위치, 글자 두께가 모두 동일했다.

 두 전문가는 “추가 자료가 있다면 더욱 정확한 감정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분석을 의뢰한 장모의 진료기록부는 원본이 아니라 휴대전화로 촬영한 사진이며 서명 외에 김 원장의 평소 필적을 비교할 만한 대상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한편 김영재의원의 진료기록부 원본을 확보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확한 필적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박지혜 채널A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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