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뽀통령은 TV 아닌 유튜브에 있다

금준경 기자 2016. 12. 1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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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시선에서 콘텐츠 만드는 키즈 크리에이터 강세, "팬덤 확보 후 아이 성장과 함께 타겟 높여야"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궁금한 게 있으면 포털 대신 유튜브를 켠다. TV 애니메이션 대신 유튜브 콘텐츠를 본다. 어린이들은 유튜브가 익숙한 모모세대(More Mobile)다. 올해 여름 유튜브의 키즈 콘텐츠 소비는 작년 동기 대비 3.4배나 늘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이 성공한 이후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키즈 콘텐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크리에이터 팀들은 12일 구글코리아가 주최한 ‘키즈 크리에이터와 대화’ 행사에서 어린이 크리에이터 중심의 콘텐츠 전략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라임튜브’, ‘마이린TV’, ‘말이야와친구들’팀이 참석했다. 

‘라임튜브’는 가장 유명한 키즈 콘텐츠 중 하나다. 크리에이터 길라임(5)의 생활을 보여준다. 장난감 놀이, 그림그리기, 숫자 공부, 영어 공부, 여행 등을 콘텐츠로 만든다. 유튜브 구독자수 40만 명, 전체 동영상 조회수는 4억8000만뷰에 달한다.
▲ 라임튜브 화면 갈무리. 크리에이터 길라임이 장난감을 갖고 놓고, 다양한 체험을 하는 내용이다.
‘라임튜브’를 운영하는 길라임(5)양의 아버지 길기홍씨는 “아이 본명이 길라임인데 요즘 본의 아니게 유명해졌다”면서 “라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하는 다양한 경험에 대한 영상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하던 일을 그만두고 혼자 시작했으나 현재는 직원 3명의 제작사를 차릴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라임튜브가 길라임양 중심이라면 ‘말이야와 친구들’은 어른들과 아이들이 함께 장난감을 갖고 놀고 게임을 하거나 음식 등을 리뷰하는 콘셉트다. 구독자 33만 명, 전체 동영상 조회수는 1억3000만 뷰에 달한다. 제작자 국동원씨는 “제가 진행을 하고 조카들이 출연하는 가족 버라이어티”라고 소개했다. 

‘마이린TV’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라이징 스타’다. 도티와 양띵을 동경했던 크리에이터 마이린(최린, 10)군이 게임을 소개하고 어린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인물들을 인터뷰한다. 현재 12만 명의 구독자수를 보유하고 있고 28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 어린이와 함께 키즈채널을 운영하는 인기 크리에이터들은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 구글코리아가 주최한 ‘키즈 크레이에터와 대화’ 행사에서 또래가 등장하는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들 콘텐츠의 공통점은 또래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인기 키즈콘텐츠인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에 성인 진행자가 중심인 것과 다른 콘셉트다.
크리에이터 마이린의 어머니 이주영씨는 “아이가 11살이다. 또래 아이들이 좋아하는 콘셉트를 주로 제작한다”면서 “아이가 출연하면서 또래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친밀성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길기홍씨는 에반튜브를 보고 영감을 받았다. 에반튜브는 2011년 개설된 장난감 전문 해외 유튜브 채널로 10살 어린이 에반이 진행하고, 부모님이 제작과 편집을 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장난감과 내 손만 영상에 나왔다. 한번은 라임이가 화면에 머리를 들이밀어서 장난을 쳤는데 이게 의외로 조회수가 많이 나오더라. 이후 해외에 에반튜브라는 콘텐츠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유사한 콘셉트로 제작을 하게 됐다.”

또래가 등장하기 때문에 또래의 시선에서 진행되고 또래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마이린TV가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크리에이터 도티를 찾아가 인터뷰를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말이야와 친구들’ 역시 어린이들의 의견을 받아 인기가 많은 제품을 리뷰한다.
▲ '말이야와 친구들' 화면 갈무리.
아이는 단순히 출연만 하는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지 않는다. 콘텐츠를 기획하고 주도하는 한 사람의 크리에이터다. 길기홍씨는 “라임이가 스스로 즐겨야 사람들이 공감하고 즐거워한다”면서 “영상 기획 때 틀만 잡고 내용은 라임이와 함께 채운다. 리뷰도 함께 하며 마음에 안드는 내용을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키즈 크리에이터들에겐 딜레마가 있다. 아이가 자라면서 타겟 연령대를 올려야 할지 어렵게 자리잡은 타겟 연령대를 유지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똑같은 키즈콘텐츠여도 연령대별로 세분화돼 있다.

길기홍씨는 타겟 어린이들과 크리에이터가 함께 성장하는 개념을 강조했다. “라임이가 구독자들과 함께 나이를 먹으면서 또래가 할 수 있는 경험을 계속 할 것”이라며 “팬층을 확보하고, 함께 성장하면서 팬심으로 유지되는 콘텐츠로 발전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말이야와 친구들’은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채널을 ‘말이야와 친구들’과 ‘말이야와 아이들’로 나눴다. 국동원씨는 “‘말이야와 친구들’은 조카들과 함께 시간이 흐를수록 타겟연령을 높이고, ‘말이야와 아이들’은 영유야 타겟을 유지하는 식으로 시청층을 분리해서 별도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즈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이 많다. 다이아TV에서 최근 주최한 키즈 크리에이터 선발대회에 1500여팀이 지원할 정도다. 국동원씨는 “가장 중요한 건 끈기”라고 조언했다. “브랜딩, 수익 등 단기간에 목표를 잡게 되면 낙담하게 된다. 끈기를 갖고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키즈 콘텐츠의 경우 오래 하려면 아이와 어른들, 즉 가족들이 즐겁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의 스타성이 있다고 해서 성공하는 건 아니다. 이주영씨는 “부모도 공부를 해야 한다. 우리는 종이기반의 문화지만 아이들은 디지털 기반이다. 이런 아이들의 환경을 이해해야 한다. 아이가 하는 게임은 나도 한번씩 해본다. 영상편집과 같은 기술도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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