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중견 보육교사에 월급 40만원 보조..보육소 입소난에 '파격'

2016년 9월 1일 일본 도쿄도의 거리에서 보육사들이 보육원에서 돌보는 어린 아이들을 손수레에 태우고 나왔다. 일본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산을 장려하고 있으나 보육원(보육소) 부족이 걸림돌로 여겨진다. 일본 정부는 일과 자녀 양육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중요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촬영 이세원]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보육교사 구인난이 심각한 일본에서 정부가 중견 보육교사(보육사)에게 월급 40만원씩을 올려주는 파격적인 지원책을 마련했다.

18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보육사 확충을 위해 내년 예산에 7년 이상 경력의 일반 보육사에게 월급을 40만원씩 보조하는 방안을 담기로 했다.

일본 보육현장에서는 원장(평균 근속연수 24년), 주임보육사(21년), 일반 보육사(8년)가 일하고 있다.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 보육사는 주임보육사 이상이 되지 않으면 월급이 잘 오르지 않는 구조다.

이에 따라 근속 7년 이상의 일반 보육사에게 '부주임보육사', '전문 리더'라는 직책을 주고 이들에게 매달 월급을 보조해주기로 했다. 일반 보육사가 새 직책을 얻기 위해서는 광역 지자체가 실시하는 연수를 받아야 한다.

지원 대상은 인가 보육소(광역자치단체장의 인가를 받은 보육시설) 중 사립 시설에서 일하는 직원으로, 이들 중 요건이 되는 3분의 1이 40만원 월급이 인상되는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사립 인가보육소의 일반 보육사 월 평균 급여는 26만4천 엔(약 265만원)으로, 주임보육사(37만4천 엔), 원장(52만4천 엔)과 큰 차이가 난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월급 지원책을 포함해 내년 보육교사의 처우 개선에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1천100억 엔(약 1조1천5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일본은 심각한 보육시설 입소 난을 겪고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인가 보육소 입소 희망자 중 자리가 없어서 대기 중인 아동은 지난 4월 기준으로 2만3천553명이나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초에는 한 여성이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려다 탈락한 한 뒤 "보육원(보육소) 떨어졌다. 일본 죽어라"라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많은 공감을 얻기도 했다.

보육소 장기 대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육소 확충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보육사 구인난 해소가 필수적이다.

각 지자체 중에서는 이미 자체적으로 보육사 유인책을 펼 계획을 밝힌 곳도 있다.

도쿄 세타가야(世田谷)구는 보육사와 조리사 등 보육시설의 모든 종사자에게 월 8만2천 엔(약 82만4천원)까지 집 월세를 보조하고 월세집 입주에 필요한 사례금도 최대 16만4천 엔(약 164만7천원) 지원하기로 했다.

도쿄의 스기나미(杉竝)구는 내년 신규 취직하는 보육사에게 스기나미구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5만 엔(약 52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나눠줄 방침이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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