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맵·카카오에 위협받는 내비게이션 업계, 'HD DMB'로 반전 노린다

최근 몇 년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내비게이션 업계가 HD DMB를 탑재한 신제품으로 다시 한 번 성장을 꾀한다. 지난 8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HD DMB를 통해 T맵, 카카오내비 등 모바일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과 차별화를 둔다는 방침이다.

일반 DMB와 HD DMB 화질 차이를 보여주는 팅크웨어 내비게이션 `아이나비 X1 플러스` (제공=팅크웨어)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애프터마켓용 내비게이션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00만대로, 2010년 250만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매년 15~20%가량 감소하고 있다. 업계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100만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이 축소된 이유는 T맵, 카카오내비, 네이버지도 내비게이션 등 모바일 앱이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은 실시간 교통상황 반영이 빠르고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애프터마켓용 내비게이션은 기기값과 장착비용, 불편한 업데이트 등의 이유로 점차 시장에서 밀려났다.

국내 대표적인 내비게이션 업체인 팅크웨어는 올 들어 3분기까지 내비게이션 매출액이 3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블랙박스 매출액(908억원)의 37.8%에 불과한 매출액이다. 현대엠엔소프트는 지난해 말 애프터마켓용 내비게이션 사업부 자체를 매각했다. 파인디지털은 지도데이터를 제외한 애프터마켓 내비 시장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해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OBD 정보 체크 △HD DMB 등 다양한 기능을 내비게이션에 장착시켰다. 특히 지난 8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HD DMB는 기존 일반화질(SD)급 DMB 방송보다 2배 이상 많은 픽셀을 가지고 있어 선명한 방송 시청이 가능하다. DMB 방송사업자는 파인디지털·팅크웨어 등 차량 DMB 단말기 제조사와 계약을 맺었다.

팅크웨어는 지난 9월 국내 내비게이션 최초 HD DMB를 적용한 `아이나비 X1 PLUS`를 출시했다. 내년 초 출시하는 새로운 플래그십 내비게이션도 HD DMB를 장착했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DMB는 내비게이션 대중화에 기여하며, 함께 발전해왔다”며 “아이나비 X1 플러스는 국내 내비게이션 최초로 고화질 DMB를 적용, 최첨단의 기능들과 함께 기존 아이나비 X시리즈의 인기를 이어나가고 있고, 내년에도 신제품을 통해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인디지털도 파인드라이브 내비게이션이 고화질(HD) DMB 방송 수신을 할 수 있도록 대규모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실시하고 있다. 대상 모델은 △BF700 △G 1.0 △iQ IoT 1.0v 등 3종이다. 현재 해당 모델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업데이트만으로 HD DMB를 보다 안정적으로 수신할 수 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