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식의 테크S토리] MS의 히든카드 '윈도10 on ARM' 성공할까

정의식 기자 2016. 12. 18.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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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시대라지만 여전히 생산적인 업무를 하려면 PC가 필요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여전히 보조적 역할에 머무를 뿐 ‘생산성’(Productivity) 업무의 주역으로 자리 잡지는 못한 상황이다. 구글과 애플이 이 분야까지 장악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최근 반격의 실마리를 공개했다. 대부분의 모바일기기가 채택 중인 ARM칩에서 자사의 대표운영체제 ‘윈도10’이 구동되는 데모를 시연한 것. PC는 인텔 x86, 모바일은 ARM이라는 업계의 상식을 정면으로 무너뜨린 ‘윈도10 on ARM’이 과연 시장 판도를 일거에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지난 8일 WinHEC 2016에서 퀄컴 스냅드래곤 820칩 기반 태블릿에서 실행되는 ‘윈도10 on ARM’을 공개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및 디바이스 부문 부사장 테리 마이어슨.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윈도10, ARM에서 실행되다

지난 8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열린 MS의 개발자 컨퍼런스 ‘WinHEC 2016’에서 MS의 윈도 및 디바이스 부문 부사장 테리 마이어슨은 퀄컴 스냅드래곤 820 칩셋 기반 태블릿PC에서 윈도10이 구동되는 데모를 전격 시연했다.

이날 키노트(기조연설)에서 마이어슨은 겉보기에 일반 PC용 윈도10과 구분이 불가능한 수준의 ARM용 윈도10을 공개했다. 먼저 시스템 등록정보를 통해 ‘윈도10 엔터프라이즈 인사이더 프리뷰’ 버전이 ‘퀄컴 스냅드래곤 820 1.59Ghz’ 프로세서와 4GB 메모리에서 실행 중인 것을 보여줬다. 이어 작업관리자 실행화면을 통해 CPU, 메모리 등 시스템 자원 사용현황을 보여준 후 엣지 브라우저를 통한 웹서핑, 펜을 활용해 필기하는 모습, 고화질 동영상이 자연스럽게 재생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압권은 대표적인 PC용 이미지프로세싱 프로그램 ‘포토샵’이 실행되고 간단한 편집 작업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유명 게임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 실행 화면도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대표적인 오피스 프로그램 ‘워드’를 실행시키며 완벽한 호환성을 과시했다.

‘윈도10 on ARM’ 데모 구동화면. 시스템 등록정보(위)와 포토샵 실행 화면(아래). /사진=마이크로소프트

◆CPU 에뮬레이션으로 호환성 확보

사실 이번 ‘윈도10 on ARM’이 ARM에서 실행되는 첫번째 윈도는 아니다. 지난 2012년 윈도8과 함께 출시된 태블릿용 운영체제 ‘윈도RT’가 있었고 스마트폰용 운영체제 ‘윈도10모바일’도 있었다. 특히 최근 출시된 윈도10모바일 스마트폰은 모니터, 키보드 등과 연결하면 일반 데스크톱PC처럼 활용할 수 있는 ‘컨티늄’(Continuum) 기능을 제공해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윈도RT는 ARM용으로 다시 만들어진 프로그램만 구동이 가능하고 방대한 기존 윈도용 프로그램을 구동할 수 없다는 문제점 때문에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한 채 올해 초 단종됐다. 윈도10모바일의 컨티늄 역시 유니버설 윈도 플랫폼(UWP) 앱이 아닌 기존 윈도용 프로그램은 지원하지 않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반면 윈도10 on ARM에서는 기존 윈도용 프로그램이 실행된다. PC가 할 수 있는 모든 작업이 가능한 태블릿·스마트폰이 탄생한 것이다. 그간 CPU 아키텍처의 차이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알려졌던 ARM과 x86간 호환성이 해결된 비밀은 ‘에뮬레이션’(흉내내기)이다. ARM칩에 x86의 명령어 세트를 변환하는 에뮬레이터가 탑재되어 실시간 CPU 에뮬레이션이 이뤄짐으로써 방대한 윈도용 프로그램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

마이어슨에 따르면 이번 데모에서 포토샵과 워드는 기존 윈도용 프로그램에 어떠한 변환도 가하지 않은 채 CPU 에뮬레이션을 통해 실행됐다. 실행 속도가 일반 PC에서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이는 놀라운 혁신이다.

물론 에뮬레이션의 가장 큰 단점 ‘속도 저하’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마이어슨은 “속도 저하가 당연히 있지만 3D CAD 등 무거운 응용프로그램들에만 해당되며 일반적인 비즈니스 프로그램들, 가벼운 앱은 별다른 속도 차이가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10모바일 스마트폰 ‘루미아950’의 컨티늄 실행화면. 내년말 출시될 서피스폰은 이보다 발전된 활용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폰, ‘게임 체인저’ 가능성은…
MS에 따르면 윈도10 on ARM 운영체제와 퀄컴 스냅드래곤 835 칩셋을 탑재한 차세대 태블릿 ‘서피스’와 스마트폰 ‘서피스폰’이 내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서피스 태블릿은 그간 윈도 태블릿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받던 짧은 배터리 시간을 극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ARM이 저전력에 최적화된 칩이기 때문이다.

서피스폰의 경우 현재까지 알려진 정보에 따르면 평소에는 스마트폰으로 사용되다 회사나 가정에서 모니터 또는 TV를 연결하면 PC로 변신하는 하이브리드기기가 될 예정이다. MS의 구상처럼 서피스폰이 PC와 스마트폰을 일원화하는데 성공한다면 구글과 애플이 주도해온 모바일시장에 일대 격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PC와 스마트폰·태블릿을 따로 사용하는 현재의 패턴보다 딱히 우월하거나 편리하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속도 저하’라는 에뮬레이션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윈도10 on ARM과 서피스폰이 시장 판도를 바꿀 지 ‘찻잔 속 태풍’으로 잦아들지는 정식 제품이 출시되는 내년 하반기쯤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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