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테크 서밋'에 자녀들도 동석.."또 하나의 이해충돌" 비판 고조

워싱턴|박영환 특파원 2016. 12. 16. 11: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열린 ‘테크 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맨 왼쪽에 트럼프의 둘째 아들 에릭이 보인다. 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두 아들과 딸, 사위가 정보기술(IT) 업계 거물들과의 만남인 ‘테크 서밋’에 동석한 것을 두고 비판이 커지고 있다. 두 아들에게 사업 운영을 맡기겠다면서 그들을 미국 경제를 장악한 기업의 거물들과 만나게 하는 것은 또다른 ‘이해충돌’이라는 것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미국의 내로라하는 IT 거물들이 모두 모였다. ‘테크 서밋’이란 이름이 붙여진 이날 모임에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래리 페이지 CEO와 에릭 슈밋 공동 창업자,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야 나델라 CEO,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 CEO,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 등이 참석했다.

트럼프 인수위 측에서는 트럼프를 필두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이 모임을 주선한 실리콘 밸리의 유일한 트럼프 지지자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 겸 페이스북 이사 등이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트럼프측 참석자 중에는 트럼프의 사업을 물려받을 예정인 두 아들 에릭과 도널드 주니어, 현 트럼프 그룹(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의 수석부사장인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앉아있었다.

‘테크 서밋’ 다음날인 15일은 본래 트럼프가 자녀들과 함께 이해충돌 방지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려던 날이다. 하지만 트럼프측은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며 기자회견을 연기했다. 이해충돌 방지 대책을 내놓겠다던 이날 언론들은 트럼프의 새로운 이해충돌 행태를 집중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경제를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시가 총액 1위부터 10위까지의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참석한 이 날 모임에 자신의 사업을 물려받을 자식들을 참석시킨 것에 대해 “또 다른 이해의 충돌이라는 시각이 많다”고 비판했다.

더힐은 윤리학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만일 그가 차기 행정부와 자신의 사업에 대한 이해의 충돌을 피할 생각이 있다면, 사업체를 경영할 아들들과 현 인수위 팀 사이에 공간을 둘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미국 행정부 감시 프로젝트’의 스콧 에이미는 “대통령 당선인과 그의 가족은 공공 서비스와 트럼프 사업 운영 사이의 기준을 계속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에릭 워커 대변인은 “벌거벗겨진 명백한 부패”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인수위 측은 공식적인 해명을 하지 않았다. 대신 켈리언 콘웨이 전 선대본부장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의 자녀들이 테크기업과의 만남에 참석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하고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박영환 특파원 yhpar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