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김정은계정' 차단, 지나친 몸사리기 비판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 관련 소식을 전하며 유튜브의 모회사 구글이 지난달 관련 계정을 폐쇄한 이후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타지 메도 구글 아시아 담당 홍보 책임자는 WP에 "개별적 채널 폐쇄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유튜브 서비스 준칙을 어기는 채널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폐쇄 조치를 하도록 되어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하지만 유튜브의 이번 결정이 북한 외화벌이에 타격을 가한다는 해석은 지나치다. 상징적인 행위라고 봐야 한다. 북한이 온라인 영상 광고를 통해 올리는 수익은 미미하다. 주로 북한 전문가들과 북한을 취재하는 기자들만 관련 영상을 시청하기 때문이다. 유튜브에 'North Korea'라고 검색하면 773만개의 북한 관련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북한은 조선중앙채널을 제외하고도 다양한 계정을 활용해 유튜브에서 자신의 존재를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
리투아니아 출신의 SNS 스타 제이콥 라우가티스는 지난 8월 자신의 평양 여행기를 담은 '북한에서의 내 일상'이란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공유했다. 조회 수는 3주도 안 돼 50만에 육박했다. 영상에서 라우가티스는 북한 주체사상탑에 올라 평양의 야경은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고 감탄한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180만명에 달하는 영국 여행가 루이스 콜이 공유한 9개 북한 여행 영상의 조회 수는 모두 300만회가 넘는다.
하지만 유튜브 입장에서 이런 영상을 삭제하긴 어렵다.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도 걸려 있고 이런 영상을 게재하는 것이 유튜브와 북한 간 직접 거래라고 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 뉴요커를 포함한 일부 미국 진보 매체에서 평양 여행기를 공유하는 SNS 스타들이 북한 체재를 홍보하고 있다며 이들의 '도덕 불감증'을 비판하고 있으나 딱 여기까지다.
국제 사회의 강력한 제재로 북한의 외화 수입은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북한에 관광 수입은 더욱 중요해졌다. 윤인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전문연구원이 작년 발표한 '김정은 시대 북한 관광사업 평가' 관련 논문을 살펴보면 북한은 매년 관광객 10만명을 유치해 최소 3069만달러에서 최대 4362만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샤먼 무역관은 작년 말 작성한 자료에서 북한이 17년까지 연간 100만명, 2020년까지 연간 2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찬일 세계북한센터 소장은 "북한 당국은 과거에 연구소를 짓거나 해외로 요원을 파견해 정권을 홍보했다"며 "그러나 최근 엘리트 계층의 탈북이 이어지며 당국이 부담을 느끼고 있어 외부인을 활용해 북한을 홍보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튼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소셜미디어에서 북한의 포장된 모습을 담은 콘텐츠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번 유튜브의 조치가 지나친 몸 사리기라는 비판도 제기한다. 북한에 관한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의 공식 입장을 전하는 조선중앙방송의 유튜브 채널이 북한을 파악하는 데 나름 요긴했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국제대학원 산하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연구센터의 데이비드 시멜러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조선중앙방송 유튜브 채널은 위성 사진으로만 접하는 북한 사회의 문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이번 유튜브의 페쇄 조치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태인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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