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거물 12명 불러모은 트럼프.. "돕겠다" 화해 제스처

한경진 기자 2016. 12. 16.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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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 기업 합치면 시총 3조달러.. "매 분기 만나자" 분위기 좋아
대선 때 각세웠던 제프 베조스 "매우 생산적인 자리였다" 평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4일(현지 시각)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12명의 미국 IT 업계 거물들을 만났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 알파벳(구글의 모기업) 래리 페이지 CEO와 에릭 슈밋 공동 창업자,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 등 세계적인 IT 기업 수장이 모인 이날 회동을 미 언론들은 '테크 서밋(정상회담)'이라고 불렀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이 방에 모인 분들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어마어마한 사람들이다. 여러분을 돕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IT 업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선 당시 자신을 반대하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실리콘밸리를 향해 "가만두지 않겠다"고 별렀던 것과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실리콘밸리 스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애를 썼다"고 했다.

NYT에 따르면 이날 회의는 트럼프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주도해 참석자를 추렸다. CNBC 방송은 "모임에 참석한 12명이 이끄는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3조달러에 이른다"며 "영국(2조6500억달러) GDP보다 더 많다"고 했다. 트럼프의 옆자리는 대선 때 실리콘밸리에서 유일하게 트럼프를 지지했던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 겸 페이스북 이사가 차지했다.

회의는 당초 예정됐던 90분을 넘겨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트럼프가 '매 분기 만나자'고 제안하자 기업인들이 화답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고 한다. 트럼프는 모임에서 "(언제든) 나나 내 사람들에게 연락하라"고도 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일자리와 중국 문제, 세금 감면, 해외 자산의 본국 이전, 교육, 인프라, 미국 기업의 해외 사업 규제 완화 등 다양한 주제를 논의했다.

베조스 아마존 CEO는 "매우 생산적인 자리였다. 새 정부가 혁신을 통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했다. 베조스가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는 대선 당시 특별취재팀을 꾸려 트럼프를 비판했고, 트럼프는 이에 맞서 "WP를 운영하면서 탈세를 저지르는 베조스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었다.

트럼프 당선인과 실리콘밸리의 갈등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일자리 창출 공약을 지키려면 IT 업계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테크업계와 '잠정적 휴전'에 들어갔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리콘밸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정책을 짤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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