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밤 풍경은 '비빔밥 빛' 이젠 조명도 우아하게

김유빈.김상선 2016. 12. 16.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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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 한국조명디자이너협회장
숭례문·남산N타워 등 조명 작업
"빛 절제해 쓸 때 정서적 안정감"
정미 대표는 “다이내믹하면서 정온한 우리의 ‘비빔밥 빛’을 세계로 수출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 김상선 기자]
조명 디자이너(Lighting designer)는 ‘연빛술사’다. 빛으로 공간을 창조한다. 조명 디자인의 분야는 조명 기구 디자인과 무대 조명 디자인, 이벤트 조명 디자인 등 다양하지만 최근 새롭게 주목받는 테마는 ‘사회적 조명’이다. 빛으로 도시의 안전을 확보하거나, 도시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드러내는 작업을 말한다.

정미(52) 이온SLD 대표는 이 분야 국내 일인자로 꼽히는 조명 디자이너다.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서울 야간 경관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국보 1호인 숭례문 야간 조명 작업과 남산 N타워, 제2롯데월드, D타워 등 서울의 랜드마크 빌딩 조명 작업을 해왔다. 지난 11월 2~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국제도시조명연맹총회(LUCI)에서는 ‘서울의 빛’을 주제로 강연도 했다. 최근 만난 그는 “서울의 밤 풍경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비빔밥 빛’”이라고 표현했다.

“상점들의 번쩍이는 간판과 십자가 조명은 빛공해 요소로도 지목되지만,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을 기억하는 하나의 심볼이기도 해요. 그런가 하면 달밤 고궁에서 느끼는 고요하고 안락한 빛 역시 한국의 정서를 드러내죠. 다이내믹한 빛과 정온한 빛을 적절히 요리해 ‘맛있는 비빔밥’ 즉 서울만의 매력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조명 디자이너의 역할입니다.”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정 대표는 결혼 후 떠난 일본 유학에서 도예·건축·조각 등 여러 장르를 폭넓게 배우며 빛을 이용한 도시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귀국 후 서울 갤러리아 백화점 외관 조명 디자인은 물론 남산 N타워, 선유도 공원 등의 조명 작업을 하며 서울의 밤 풍경을 조금씩 바꿨다. 건물 주변 땅에 조명을 심어 건물 자체가 은은하게 빛나게 하는 시도 등이 ‘우아하고 감성적’이라는 호평을 들었다.

“꼭 필요한 곳에만 빛을 절제해서 쓸 때 공간이 우아해 보입니다. 직접 눈으로 들어오는 빛은 망막을 자극해 부담을 주죠. 그래서 편안함과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간접조명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 생각해요.”

최근 완공된 제2롯데월드 타워의 조명 작업은 그에게도 ‘도전’이었다. 123층 555m라는 초고층 빌딩 설계에 맞춰 조명을 디자인하는 게 워낙 까다로웠다. 그는 “공군 항로를 방해하지 않으려 LED 조명 빛이 눈부시지 않도록 신경썼다”며 “또 공사 도중에 빛공해 방지조례가 생겨 송파구민들에게도 피해가 없도록 은은한 빛을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조명디자이너협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사물인터넷(IoT)과 접목해 조명을 제어하는 기술 등 조명 디자인 분야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한국에는 아직 제대로된 조명 디자이너 교육기관이 없다”며 “협회 차원에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김유빈 기자 kim.yoovin@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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