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배고픈 베네수엘라 사람들.."쓰레기 뒤져 연명"

박영관 2016. 12. 15.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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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극심한 경제난에 빠진 베네수엘라에선, 쓰레기를 뒤져 하루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화폐 개혁조치로 임시 폐쇄한 콜롬비아와의 국경에서는,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 돈을 뿌리며, 사람들이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박영관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식료품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대형 슈퍼마켓 뒷편,

임신한 여성과 어린이들이 쓰레기를 뒤지고 있습니다.

닭고기와 빵 등 그나마 먹을 수 있는 것들을 골라 따로 봉지에 담습니다.

이렇게 모은 음식이 이 가족이 오늘 먹을 수 있는 유일한 한끼 식사입니다.

<인터뷰> 루나(임신 5개월) : "이렇게 사는 게 부끄럽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먹을 것을 구하려다 보니 이렇게 할 수밖에 없어요."

카라카스 거리에서 이렇게 쓰레기를 뒤지는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은 약 3개월 전부터라고 합니다.

거리 곳곳에서 배고픈 사람들이 쓰레기를 뒤지고 있습니다.

일자리가 없어서 빵조차 살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빅토르(카라카스 시민) : "오늘 저녁에는 먹을 게 없어요. 뭔가 먹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져요. 이곳을 둘러 보고 저 위로 갈 거예요."

일부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에서 난민처럼 생활하고 있습니다.

집도 없이 거리에서 생활해야 하지만, 그나마 일거리와 먹을 것을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리메이라(베네수엘라 국민) : "남자들이 노동을 해서 돈을 벌면 먹을 걸 삽니다. 베네수엘라보다 훨씬 좋아요. 거기서는 이렇게 먹을 수가 없어요."

하지만 베네수엘라 정부가 갑자기 100볼리바르 지폐 유통을 중단시키면서 국경까지 혼란에 빠졌습니다.

특히 현금 밀반입을 막기 위해 폐쇄된 콜롬비아 국경에는 사람들이 국경을 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유통이 중단되는 100볼리바르 지폐를 가방에 가득 넣고 기다리다 돈을 쓰레기처럼 버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로하스(쿠쿠타 시민) : "이 돈은 이제 쓸 수 없습니다. 더 이상 가치가 없어요. 볼리바르화는 휴지 조각과 같아요."

경제 파탄으로 먹을것마저 제대로 구하지 못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국민들.

고액권 유통 금지조치에 국경까지 폐쇄되면서 고통이 커지고 있습니다.

카라카스에서 KBS 뉴스 박영관입니다.

박영관기자 (pyk09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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