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 멘트' MBC 박상권 앵커, 비제작부 발령
[경향신문] ㆍ사내선 “전형적 보복성 인사”
MBC <뉴스데스크> 주말 앵커에서 물러나며 “MBC 뉴스에 보내주시는 따끔한 질책을 가슴 깊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말로 뉴스를 마친 박상권 MBC 기자(사진)가 지난 14일 비제작부서로 발령났다. 사내에서는 전형적인 보복성 인사라는 반응이 나온다.
MBC는 이번 인사에서 보도국 정치부 소속인 박 기자를 보도NPS준비센터로 보냈다. 보도NPS준비센터는 보도국 소속이지만 뉴스 송출시스템을 개발하는 부서로 취재·보도 업무를 하지 않는다. 한 MBC 기자는 “매우 이례적인 인사이고 보복성 좌천 인사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지난달 12일 3차 촛불집회 이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및 촛불집회를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는 데 항의하는 차원에서 앵커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주말 <뉴스데스크>를 진행했던 이정민 아나운서, 이 프로그램 담당 부장이었던 임영서 주말뉴스부장도 곧이어 보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박 기자는 마지막 방송이었던 11일 저녁 <뉴스데스크> 클로징 멘트에서 “앵커로서 언론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아나운서도 “죄송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저희는 오늘 여기서 인사를 드린다”면서 “MBC 뉴스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애정과 관심을 놓지 말아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MBC 기자협회는 지난 7일부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에 소극적이었던 자사 뉴스를 비판하며 보도책임자 사퇴를 요구하는 실명 피케팅 시위를 하고 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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