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세월호 7시간, '미용'보다 더 큰 책임은 '무관심'

2016. 12. 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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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국가안보 실무책임자였던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증언은 참담할 뿐이다.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 14일 청문회에 출석한 김 전 실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어디 있는지 몰라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로 서면보고했다고 증언했다.

그나마 정호성ㆍ안봉근 전 비서관을 거친 김 전 실장의 보고서는 박 대통령에게 최종적으로 전달됐는지 확인도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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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

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국가안보 실무책임자였던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증언은 참담할 뿐이다.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 14일 청문회에 출석한 김 전 실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어디 있는지 몰라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로 서면보고했다고 증언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그나마 정호성ㆍ안봉근 전 비서관을 거친 김 전 실장의 보고서는 박 대통령에게 최종적으로 전달됐는지 확인도 안됐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앞에서도 고개를 숙이지 않아 ‘꼿꼿장수’란 별명을 얻었던 김 전 실장조차 ‘문고리’를 넘어서지 못한 것이다.

세월호가 침몰중이던 국가재난상황에서 붕괴된 청와대 시스템과 박 대통령의 납득하기 어려운 행적은 허탈감을 넘어 분노를 사고 있다.

김 전 실장이 박 대통령에게 첫 보고한 것은 오전 10시였고, 박 대통령이 “단 한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은 10시15분이었다.

이미 세월호는 108도 가까이 기운 상황이었다.

박 대통령이 김석균 당시 해양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구조를 지시한 10시30분 이후의 행적은 또다시 공백이다.

박 대통령의 행적은 청와대 전 조리사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확인된다. 청와대 전 조리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점심 때 관저에서 혼자 식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김 전 실장은 오후 2시50분 박 대통령에게 구조자 집계가 잘못됐다고 보고했고, 박 대통령은 7분 뒤인 오후 2시57분 김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와 왜 구조자 집계가 잘못됐는지 질책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오후 5시15분에서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김 전 실장에게 전화한 이후 중대본을 방문하기 전까지 전속미용사로부터 머리손질도 받았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올림머리’를 하느라 90분을 허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청와대는 머리손질 시간은 20분에 불과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90분이든 20분이든 온국민이 세월호가 침몰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골든타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순간, 대통령이 머리손질을 하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청와대가 홈페이지를 통해 ‘이것이 팩트다’라고 해명한 글에서도 이 순간 박 대통령은 수차례 보고를 받았지만 구체적인 지시를 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미용시술설’을 비롯해 ‘연애설’, ‘굿판설’ 등 온갖 흉흉한 ‘설’들이 끊이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밝히기 위한 국회 청문회에서도 속 시원한 해명이 나오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미용시술이 아닌 무관심에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국민 눈높이에서는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보인 일련의 행적을 납득하기 어렵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국민, 국가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이 있었다면 관저에 머물러 있을 수만은 없었을 것이고, 참모들도 안 부른 채 ‘혼밥’을 먹는다거나, 수백명의 아이들과 국민들이 물에 빠져 있는데 머리손질할 여유는 없었을 것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 사고다.

미혼으로 나라와 결혼했고, 가족도 없이 밤낮으로 국민만을 생각한다고 칭송해 온 지지자들조차 실망하고 등을 돌리는 까닭이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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