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최순실 설계→ 김종 수금' 비밀 직거래 작동

지호일 양민철 기자 2016. 12. 1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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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60)씨가 이종조카 장시호(37)씨를 앞세워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모금을 모방해 설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같은 해 7∼8월 김 전 차관에게 "영재센터를 후원할 곳을 알아봐 달라"고 요청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이 ‘박 대통령→안 전 수석→전국경제인연합회→대기업’ 등 공식라인을 거쳤다면 영재센터는 같은 시기 ‘최씨→김 전 차관→삼성’의 비밀 직거래로 진행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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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영재센터 비리

최순실(60)씨가 이종조카 장시호(37)씨를 앞세워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모금을 모방해 설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김재열(48) 제일기획 사장을 만나 “BH(청와대) 관심사”라고 압박하며 수금원 노릇을 했다.

장씨는 지난해 7월 14일 전직 스키선수 박재혁씨, 빙상선수 출신 이규혁씨 등을 영입해 영재센터를 설립하고, 자신은 사무총장을 맡았다. 법인 설립 절차 등은 같은 해 2월 최씨 소개로 알게 된 김 전 차관이 도와줬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애초부터 동계스포츠 사업을 빌미로 민간기업이나 공공기관의 후원금을 받아 사익을 챙기기 위해 영재센터를 세웠다. 누림기획·더스포츠엠이란 회사를 차명으로 설립한 것도 영재센터 공금 유용 창구로 활용할 목적에서였다.

최씨는 같은 해 7∼8월 김 전 차관에게 “영재센터를 후원할 곳을 알아봐 달라”고 요청했다. 장씨에게는 기존의 승마 종목 관련 사업예산서를 건네주면서 “‘승마’ 부분을 ‘동계스포츠’로 바꾸라”고 지시했다. 사업 주체만 바꿔 시늉만 한 계획서를 급조하라는 거였다.

최씨는 특히 미르·K스포츠재단의 기업 출연금 모금 방식을 본떠 영재센터 사업비·운영비를 마련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7월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씨에게 “기업체 금원을 갹출해 재단을 문화재단을 만들려고 한다. 살펴봐 달라”고 요청한 시기다. 박 대통령은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시켜 대기업 총수 단독면담 일정을 잡아 7월 24∼25일 7개 기업 회장을 독대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이 ‘박 대통령→안 전 수석→전국경제인연합회→대기업’ 등 공식라인을 거쳤다면 영재센터는 같은 시기 ‘최씨→김 전 차관→삼성’의 비밀 직거래로 진행된 것이다.

김 전 차관은 지난해 8월 최씨에게 “삼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계올림픽과 연계해 후원을 할 것 같다”고 보고했다. 김 전 차관은 같은 달 20일 삼성그룹 스포츠단을 총괄하는 김 사장을 만나 “BH 관심사다. 도와주라”고 요구했다. 김 사장은 이를 거절한 경우 삼성이 추진 중인 각종 사업이나 자신의 체육 관련 활동에 불이익이 있을까 두려웠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김 사장의 요청을 받은 삼성전자가 결국 10월 2일 5억5000만원을 송금했다.

최씨는 삼성 돈을 더 받아내기 위해 장씨를 통해 스키·스케이트 해외전지훈련 사업계획서도 만들었다. 김 전 차관은 지난 1월 5일 김 사장을 만나 또다시 ‘BH 관심사’를 거론하며 지원을 강요했다. 삼성전자는 3월 3일 10억7800만원의 2차 후원금을 냈다.

제일기획과의 접촉 과정에 최씨와 장씨는 김 전 차관 등 대리인을 내세웠을 뿐 한 번도 직접 등장한 적이 없다. 김 전 차관은 차관 발탁 두 달 뒤인 2013년 12월 최씨를 알게 됐으며, 이후 ‘최씨의 요구에 부응함으로써 정무직 공무원으로서의 지위와 입지를 공고히 하려 했다’고 공소장에 기록돼 있다.

글=지호일 양민철 기자 blue51@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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