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재현 구속 사흘 후.. 朴, 'CJ 손보기' 직접 나섰다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이 박근혜 대통령의 노여움 때문이었다는 추측을 뒷받침하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부회장 퇴진이라는 박 대통령의 지시를 CJ에 전달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은 “정치색이 없으면 좋겠다”는 노골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민간기업 인사에 개입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특검은 향후 박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면서 CJ 경영진 퇴진 지시 배경과 경위 등을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조 전 비서관에게 “CJ가 걱정된다”며 손경식 회장의 대한상의 회장직 사퇴와 이 부회장의 퇴진을 지시한 날은 2013년 7월 4일이다. 이재현 회장이 1600억원대의 탈세·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된 지 불과 3일이 지난 시점으로 CJ가 손 회장 중심의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 때였다. 이튿날 조 전 비서관은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이 회장 대신 그룹경영을 맡게 된 손 회장을 만나 ‘VIP의 뜻’을 전달했다. 손 회장은 나흘 뒤인 9일 1년7개월 임기가 남아 있던 상의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 부회장은 퇴진하지 않았다.
조 전 비서관은 더 강하게 CJ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조 전 비서관은 7월 말쯤 손 회장과의 통화에서 “CJ가 건강한 기업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뜻”이라며 “어떤 정치색이 없고, 그렇게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 회장이 “청와대의 공통된 의견이냐”고 묻자 조 전 비서관은 “컨센서스(공감대)는 무슨 컨센서스냐. 그냥 쉬라는데. 그 이상 뭐가, 뭐가, 뭐가 더 필요하냐”며 격앙된 어조로 몰아붙였다. 총수가 구속된 CJ에 추가 수사를 시사하며 겁박하기도 했다.
조 전 비서관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힌 ‘정치색’은 당시 CJ E&M이 내놨던 일부 문화콘텐츠 사업을 뜻하는 것으로 검찰은 봤다. CJ는 2012년 6월 케이블채널 tvN의 SNL이라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당시 대선 후보자를 풍자하는 코너를 내보냈다. 새누리당 측은 박 후보를 희화화한 ‘또’라는 캐릭터를 못마땅하게 여겼다고 한다.
같은 해 9월 CJ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제작했다. 문재인 당시 후보자는 이 영화를 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각난다”며 눈물을 흘렸었다. 박 대통령의 인사 개입 지시가 있었던 즈음에는 CJ창업투자가 노 전 대통령의 인권변호사 시절을 그린 영화 ‘변호인’ 제작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CJ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총괄하던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에게 미운털이 박혔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검찰은 조 전 비서관을 재판에 넘기며 공소장에 당시 CJ의 문화콘텐츠 사업을 일일이 열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검찰이 박 대통령의 분노를 사태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치료를 목적으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검찰은 박 대통령이 어떤 이유에서 지시를 내렸는지는 단정적으로 적시하지는 않았다. 당사자인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를 거부해 최종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공은 특검으로 넘어왔다. 특검은 박 대통령 직접조사를 통해 인사 개입 지시를 내린 이유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최순실씨 등 다른 측근이 개입돼 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제기된 모든 의혹을 들여다본다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글=정현수 박지훈 기자 jukebox@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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