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7차례 금리 올린 '1994년 대학살'..한국 또 희생양?

조시영 2016. 12. 1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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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된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이 한국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아직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이 확정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높지만 최악의 경우 한국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몰고 간 '1994년 대학살(Bloodbath)'이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999년에는 IT혁신으로 미국 성장률이 높아지면서 자산버블 우려가 생긴 데 따른 금리 인상으로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에 한해 위기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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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전공지 없이 가파르게 인상
채권시장 패닉·신흥국 연쇄위기..韓 가계부채·정치혼란 곳곳 뇌관

◆ 막오른 美 금리 인상 ① ◆

다시 시작된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이 한국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아직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이 확정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높지만 최악의 경우 한국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몰고 간 '1994년 대학살(Bloodbath)'이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990년대 이후 미국이 추세적으로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시기는 1994년, 1999년, 2004년 세 차례 있었다. 1999년에는 IT혁신으로 미국 성장률이 높아지면서 자산버블 우려가 생긴 데 따른 금리 인상으로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에 한해 위기가 발생했다. 2004년에는 미국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단행한 금리 인상으로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호황기였기 때문에 세계 경제가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았다.

최악의 악몽은 1994년 현실로 나타났다. 당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사전 공지 없이 갑자기 금리를 올려 채권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대학살'로 불릴 만큼 채권 가격이 폭락(채권금리 급등)을 거듭했다. 한 차례 상승폭이 0.75%포인트에 이를 정도로 예측 불허의 인상이 계속됐다. 1년 만에 7차례 금리 인상으로 3.0%였던 미국 기준금리는 6.0%로 상승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 자금이 신흥국에서 급격히 이탈하면서 1994년 멕시코 외환위기가 터졌고, 1996~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으로 이어졌다. 한국도 1997년 외환위기를 맞으며 대학살의 희생양이 됐다.

일각에서는 세계와 한국 경제 상황이 1994년과 많이 닮았다고 지적한다. 우선 1999년·2004년과 달리 미국만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점이 비슷하다. 1994년 당시 통화 통합 이전 유럽은 영국과 이탈리아가 통화 절하를 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힘들었고, 중국도 위안화 평가절하를 거듭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은 내년 말까지 양적완화를 지속한다고 밝혔고, 중국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압박에 맞서 위안화 절하에 손을 놓고 있다. 결국 '가장 약해 보이는 고리'인 신흥국부터 외국인 자금 이탈 러시로 경제가 망가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직전에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라는 '폭탄'을 안고 있었다. 지금은 미국 금리 인상에 맞춰 통화정책을 쓰기가 힘든 약점을 안고 있다. 가계부채와 한계기업 급증 탓이다. 여기에 정치 혼란으로 적절한 정책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대내외 위기 요인이 중첩되면 '쓰나미급' 위기가 올 수도 있다.

물론 1994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당시에는 미국 연준이 사전 통보 없이 급격하고 가파르게 인상해 충격이 컸지만 현재는 2004년과 비슷하게 '시장과 소통하는' 인상을 하고 있다"며 "또 한국을 비롯한 주요 신흥국 재정·외환 상태도 당시보다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조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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