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특검 4개 수사팀 인선 완료, 박 대통령 뇌물 혐의 정조준

김건호 2016. 12. 1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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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업무분장을 보면 특검보와 부장검사 등 파견검사들의 경력과 전문성을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특검팀은 4개 수사팀과 이들을 물밑에서 지원할 지원단으로 구성됐고, 경찰청·국세청·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과도 유능한 직원들을 파견 받는 등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했다.

14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박 특검은 특검 수사의 성패와 직결된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수사를 윤석열 대구고검 검사와 한동훈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에게 맡겼다.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 칼잡이’로 꼽히는 윤 검사는 지난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의 조직적 선거운동 개입 의혹을 수사하다가 박근혜정권에 밉보여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 한 팀장도 SK그룹 분식회계 사건과 대우조선해양 경영비리 사건 등 굵직한 대기업 관련 수사에서 좋은 성과를 낸 ‘특수통’이다. 윤 검사와 한 팀장이 주도할 수사4팀과 박 대통령의 기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맡은 박영수 특검팀의 윤석열 수사팀장이 13일 서울 대치동에 마련된 새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앞서 검찰은 롯데그룹과 SK그룹이 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출연했거나 출연을 약속한 지원금, 그리고 삼성그룹이 현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 딸인 승마선수 정유라(20)씨 측에 제공한 지원금 등과 관련해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집중 파헤쳤으나 박 대통령이 조사를 거부하면서 대가성 여부를 규명하지 못했다. 
양재식 특검보가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로 출근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세월호 7시간’ 등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의혹은 수사3팀장인 양재식 특검보와 김창진 부부장검사가 맡게 됐다. 양 특검보는 박 특검이 대표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 강남 소속으로, 검사 시절부터 20년 가까이 함께해 박 특검의 ‘복심’으로 통한다. 양 특검보를 보좌할 김 부부장검사는 최근까지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수사한 경험이 있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 전 수석 수사는 3팀이 맡을 공산이 크다.

박 특검이 검찰이 집중 수사해 온 최씨 패거리의 전반적인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1팀에 맡긴 것도 다목적 포석으로 보인다. 팀장인 박충근 특검보는 2003년 대북송금 특검 당시 파견검사들을 이끈 경험이 있고, 신자용 부장검사는 대검 정책기획과장을 지내는 등 기획력이 뛰어나 지금까지 검찰이 수사해온 기록을 바탕으로 매끄러운 보강수사와 공소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복 특검보가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로 출근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등 문화·체육 분야 전반에 걸친 의혹을 살펴볼 수사2팀장인 이용복 특검보는 사이버수사 전문가다. 이 특검보는 2012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공격 사건 특검팀 특검보에 이어 4년 만에 다시 특검팀에 합류했다. 이 특검보를 보좌하는 양석조 부장검사 역시 대검 디지털수사과장과 사이버수사과장을 잇달아 맡는 등 사이버 증거 수집 및 분석에 정통하다는 평을 듣는다.

특검팀은 또 서울시와 경찰청,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국민안전처 등 유관기관들로부터 공무원을 파견 받았다. 국세청과 금융감독원 직원들로 구성된 계좌추적팀 및 회계분석팀도 특검팀에 합류해 수사를 지원한다. 특검팀은 이들 파견공무원을 통해 부처별로 필요한 자료나 협조 등을 요청하게 된다.

박영수 특검이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로 출근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사정당국 관계자는 “특검팀이 수사팀별 업무분장과 특검보, 부장검사 등 인사가 모두 마무리돼 조만간 팀별로 속도감 있는 수사에 나설 것”이라며 “우선 검찰이 지금까지 진행해온 수사를 토대로 시작해 제3자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한 박 대통령 대면조사로 대미를 장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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