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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시장의 돌변..상승랠리 끝내고 '국지적 역전세난' 진입하나

이재유 기자 입력 2016.12.13. 17:56 수정 2016.12.13. 19:27 댓글 0

국토교통부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아파트 전세계약 체결 현황을 살펴보면 최근 몇 달간 전셋값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곳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 전망에서 이 같은 국지적 역전세난을 감안해 내년 전국 전세가가 1.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내년엔 전세시장의 판도가 뒤바뀌어 역전세난과 집값 하락 등으로 전셋값을 되돌려받기 힘든 깡통 전세가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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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수도권 전셋값 마이너스로, 금리인상에 내년 입주물량 증가 겹쳐 매물 잇달아, 길음뉴타운·성북·마포 등 3,000만원 넘게 떨어져, 서울 강동 이어 경기 화성 등 5곳 역전세난 가능성
#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 6단지 전용면적 59㎡는 지난 10월 4억2,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11월에는 이보다 3,000만~4,000만원 하락한 3억8,5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길음동 A공인 대표는 “길음뉴타운 6단지의 경우 전세 물건이 많은데다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2,000만~3,000만원 더 싸게 내놓는 전세 매물도 많다”고 말했다. 수도권도 예외는 아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 2신도시 센트럴푸르지오 전용 59㎡의 경우 전세 실거래가가 9월 2억7,000만원에서 11월에는 2억4,000만원으로 하락했다. 장기간 상승국면을 이어왔던 전세시장이 최근 들어 바뀌고 있다. 상승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가 하락은 물론 역전세난마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11·3부동산대책’에다 내년 입주 물량 증가 등이 겹치면서 전세시장이 상승국면을 끝내고 ‘국지적 역전세난’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 도심·수도권, 전세가 하락 단지 늘어=국토교통부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아파트 전세계약 체결 현황을 살펴보면 최근 몇 달간 전셋값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곳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지역에서 변화가 두드러진 곳은 전셋값이 급등했던 성북구·마포구 등이다. 지난해만 해도 이 지역들에서는 전세 매물이 나오면 당일 바로 소화되면서 ‘미친 전세’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형은 9월보다 5,000만원 내린 6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성동구 옥수동 e편한세상옥수 전용 84㎡ 역시 전세가가 11월 6억7,000만원에서 12월 6억4,000만원으로 하락했다.

강남권 역시 예외는 아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 우성 전용 96㎡는 10월 5억3,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으나 11월에는 5억원으로 하락했다. 강동구 역시 전세가가 하락한 단지가 늘고 있으며 강남구와 서초구 역시 약보합 국면이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도 내년 입주가 몰린 곳에서 전셋값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센트럴푸르지오 59㎡ 전세는 9월 대비 3,000만원 하락한 2억4,000만원에 지난달 계약이 체결됐다. 시흥시 정왕동 계룡2차 84㎡는 10월 대비 3,400만원 떨어진 1억7,600만원으로 이달 들어 계약됐다. 또 김포시 한강신도시 e편한세상 전용 101㎡는 10월 3억2,000만원에서 이달 3억원으로, 수원시 권선구 ‘권선SK뷰’ 100㎡는 3억2,000만원에서 2억9,000만원으로 전셋값이 하락했다.

◇‘국지적 역전세난’ 국면 진입. ‘깡통 전세’ 이슈 되나=지난해까지 연평균 6~7%의 상승률을 보이던 전셋값에 힘이 빠진 것은 전셋집 공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하반기부터 입주 물량이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내년부터 내후년까지 전국적으로 76만여가구의 아파트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금리 인상으로 인해 전세 물건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입주가 몰려 있는 위례신도시 등 서울 강동권의 경우 분양권 시장이 위축되면서 잔금 마련을 위해 내놓은 전월세 물량이 넘쳐나고 있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국지적인 역전세난이 감지되고 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도 하락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전달에 비해 0.4%포인트 떨어진 73.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의 73.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세가율 하락은 매매가에 비해 전셋값이 더 빨리 빠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도에서는 화성시·시흥시·수원시·김포시·평택시 등 5곳을 중심으로 국지적 역전세난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들 5곳은 내년 경기도 지역에서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가장 많은 상위 지역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 전망에서 이 같은 국지적 역전세난을 감안해 내년 전국 전세가가 1.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 전문위원은 “인기 지역 및 단지 등은 수요가 꾸준하겠지만 예전처럼 전세가 동반 상승은 앞으로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내년엔 전세시장의 판도가 뒤바뀌어 역전세난과 집값 하락 등으로 전셋값을 되돌려받기 힘든 깡통 전세가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