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환은 청와대 X맨?..과거 김기춘·우병우 비판 글 '새록'

김지숙 2016. 12. 1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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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K스포츠재단 재벌 모금에 "뇌물죄" 지적 공방도

[한겨레]

2015년 5월21일 서울 중구 저동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사무실에서 손팻말을 든 세월호 유가족들 사이로 걸어가는 조대환 당시 부위원장 모습.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조대환 청와대 민정수석이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미르·K 스포츠 재단 모금에 ‘뇌물죄 인정’을 언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실상 ‘청와대의 X맨’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대환 민정수석은 지난달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인터뷰 기사를 공유한 뒤 최순실 씨와 ‘세월호 7시간’에 대해 모른다고 주장한 것을 비판했다. “이런! 일반 국민이라면 모두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박근혜 대통령과) 수십 년간 관계를 맺어 오면서 상당 기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사람이 (세월호 7시간을) 전혀 몰랐다?”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뭐니 뭐니 해도 모르고 짓는 죄가 더욱 크나니”라며 김 전 실장의 태도를 비판했다.

조대환 신임 민정수석이 지난달 23일과 24일 자신의 SNS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판하는 글을 게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어 다음날인 24일에도 해당 기사를 다시 한 번 공유하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 ‘김용환 “새 정권의 기운에 최태민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선 곤란하지요”’라고 적으며 “같은 7인회 멤버인데 김용환은 아는 것을 김기춘은 모른다?”라며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또 8월28일에 올린 글에서는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영남 사림 정신을 파괴했다”며 우 전 수석을 ‘봉화(영주) 출신 향원’으로 지칭하고, “항원은 한마디로 ‘사이비’다. 똑똑한 척하고 겉으로 인기는 좋은데 사실은 문제 인물”이라고 말했다. ‘향원’은 〈맹자〉 진심 편에 등장한다. 맹자는 ‘향원’에 대한 제자의 질문에 “겉만은 군자인 척하고 행동은 그에 반하는 사이비인 자”라고 답했다.

조대환 민정수석은 해당 글에서 우 수석을 비판하는 동시에 김기춘 전 실장에도 날 선 비판을 하고 있다. “의성 김씨 전 민정수석은 지역감정 조장자와 봉화 출신 향원의 틈바구니에서 진입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퇴거한 이후 혼자 술로 마음을 달래다 병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하직하면서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유언했다”고 적었다. 여기서 ‘의성 김씨’는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뜻하며, ‘지역감정 조장자’는 김기춘 전 실장, ‘봉화 출신 향원’은 우병우 전 수석을 일컫는 것이다.

■ 미르·K스포츠재단 재벌 모금 “뇌물죄” 진의 공방

아울러 조대환 민정수석이 재벌을 통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모금을 뇌물죄로 봐야 한다고 했던 말을 두고 진의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조대환 민정수석은 지난달 5일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에 대해 ‘(공갈성) 뇌물죄로 봐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그는 10월21일 작성한 ‘검사의 무능’이라는 장문의 글을 다시 한 번 게시하며 검찰이 뒤늦게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팀의 인원을 보강한 것을 비판했다. 그는 “이제 와서 32명까지 보강, 뇌물(그곳도 공갈성)을 직권남용으로 아직도 멀었다. 전두환 비자금 사건 기록을 참고하면 바로 답 나올 것”이라 말했다.

지난 11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조대환 민정수석의 과거 페이스북 글. 금태섭 대변인 페이스북 갈무리

하지만 민정수석에 임명된 뒤 뒤늦게 논란이 일자, 조대환 민정수석은 문제의 글을 공개한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대변인이 자신의 뜻과는 정반대로 잘못된 해석을 했다며 황당 해명을 내놨다. 조대환 민정수석은 당시 발언에 대해 “SNS에서 아직 멀었다고 한 것은 제3자 뇌물죄로 가려면 구체적 청탁까지 입증해야 하는데 검찰이 뒤늦게 30여명을 투입했다고 하니 언제 거기까지 가겠느냐는 후배 검사들에 대한 충고 내지 고언”이라며 “뇌물죄를 인정했다는 금 대변인의 말은 결론을 완전히 반대로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금태섭 대변인은 문제가 된 글과 같은 날 올린 다른 게시글을 추가로 폭로하며 “조 수석의 해명이 사실과 다르고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글에서 조대환 민정수석은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재벌들의 공범 개입 문제를 다룬 〈중앙일보〉의 사설을 링크하며 “공갈성 뇌물죄”라고 적었다.

지난 11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2차로 공개한 조대환 민정수석의 과거 페이스북 글. 금태섭 대변인 페이스북 갈무리

조대환 민정수석은 또 같은 날 올린 다른 게시물에서도 “노골적 부패...광범위한 권력 남용”, “다양한 문건이 의도적으로 공유되었다. 정책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기업이 거액을 기부하면서 대가를 바랐을 것(뇌물)”이라며 ‘주어’ 없는 비판을 이어갔다.

금태섭 대변인은 “누구나 견해는 바꿀 수 있다. 때론 틀린 주장을 했다가 그것을 바로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공직자라면 과거에 현재와 다른 주장을 했다고 비판받을 때 어떤 경위로 견해를 바꾼 것인지 밝히고 스스로 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 누리꾼 “청와대 마지막까지 인사 참사”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들을 비판하던 조대환 민정수석이 임명되자 누리꾼들은 “마지막까지 청와대의 검증부실. 인사참사네요”, “아무렴 소신 지킬 사람이 박근혜 정권에 들어갔겠어?”, “(탄핵소추안 가결로) 약간 들뜬 마음에 방심할 뻔했는데, 청와대의 조대환 임명 소식에 아 다시 정신 차려야겠구나 싶다”고 적었다.

앞서 지난 9일,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조대환 신임 민정수석은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비망록)에도 등장한다. 2014년 11월28일 치에 ‘세월호 진상조사위 17명-부위원장 겸 사무총장(정치지망생 好)’, ‘① 석동현, ② 조대환’이라고 적혀 있다. 그 뒤 메모대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됐고, 세월호 특조위를 두고 “세금 도둑”이라고 비판하며 해체를 주장하다 사퇴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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